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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려거든 '어울리는 사람'을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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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려거든 '어울리는 사람'을 바꿔라
  • 윤국열
  • 승인 2016.04.18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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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밥그릇챙기기 | 가장 중요한 재산



습관적으로 어울리는 ‘준 주거 집단’, 인생의 성패 95% 결정
‘누구랑 어울리는가’ 명제…깊은 성찰 통해 능동적 삶 살아야
‘환경과 교류 상대’…질퍽한 환경 속 가장 중요한 재산은 ‘사람’


#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건 환경이 아니라 선택이다. 특히 어떤 환경에서 누구와 어울리는가가 매우 중요하다. 필자는 이 사실을 첫 직장인 신문사에서 자연스럽게 깨달았다. 당시 편집국 분위기는 지금과는 상상하지 못할 만큼 무척 열악했다. 개인별 데스크탑 PC앞에서는 기자들이 매일 마감시간을 맞추느라 그야말로 북새통이었다.


그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매 순간마다 그들을 관찰했다. 사실 습관적으로 매일 어울릴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조 간신문에 실릴 이슈가 되는 인물이기도 했지만, 매번 그런 사람들로만 채워지는 건 아니었다. 평범한 사람들의 빛남을 위해 소개 되는 이웃의 친근한 아저씨와 여성, 청년, 노인들도 많았다. 자세히 살펴보면 신문 지면은 재산이 많고 적음을 떠나 누구에게나 공평했다. 일상생활에서는 권력과 지위가 높거 나 낮다는 판단만 존재할 뿐이다. 특히 지면 에 올라간 기사의 양과 활자크기만 달랐지, 사람 사는 건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수많은 사 람들이 편집국을 방문했고 그 가운데 뇌리에 기억될 만한 사람들도 있었다.


다만, 필자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 사람들이었다면 주의 깊게 그들의 대화를 경청했을 것이다. 적어도 사전적 의미를 파악하기  해서라도 귀를 쫑긋 세웠을게 뻔하다. 어느덧 세월은 흘렀지만 그래도 생각나는 사람들이 많다. 총선을 끝내고 가장 먼저 당선소식을 알리며 신문사를 새벽 댓바람부터 방문한 단골 국회의원을 비롯해 여의도 ‘Y담’을 뻔뻔한 입담으로 능청스럽게 풀어놓는 지역단체장, ‘술 고래’로 유명한 모 대학교수, 끼가 철철 흘러 넘쳐 매순간 분위기를 압도했던 예술인들이 생각난다. 특히 나 같은 올챙이 기자에겐 ‘사람’만이 유일한 재산이었다.


# 공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지역에서 조립식 건축 일을 하고 있던 사회에서 만난 동생이 있었다. 늦게 본 자식 탓에 부모님의 적극적인 권유로 일찍 결혼을 하지 않으면 안 됐다. 결혼 축의금과 양가 부모님이 어렵게 만들어준 자금으로 신규 아파트를 분양받을까 여러날 고민했다. 때마침, 어릴적 친구였던 초등학교 동창이 부동산 일을 하고 있었는데, 가격이 저렴한 토지를 추천했다. 부모님과 상의 끝에 500 평의 땅을 사들인 뒤 한동안 잊고 있었다. 쓸모 없는 땅이었고 흙탕물 범벅이었다. 아무도 쳐다 보지 않았던 그런 토지였다. 행정수도가 발표나 기 전까지만 해도 세종시는 인구 몇 만명 안되는 작은 군(郡)단위 도시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천지개벽이 일어난 것이다. 논란 끝에 행정수도 이전이 발표되고 세종특 별자치시로 행정구역이 바뀌는 그 순간부터 주변의 환경들이 하나 둘씩 빠른 속도로 변해 갔다. 그 누구도 쳐다보지 않았던 토지들이 순 식간에 금싸라기로 변했다.


모 정유회사에서 그 동생이 사들인 토지 삼 거리 코너에 대출을 도와줄 테니 주유소 신축을 권유했다. 잠시 동안 진지하게 고민을 해봤다. 토지 자체로 팔아버릴까 생각도 해봤지만 입지가 워낙 좋은 탓에 적어도 공실이 발생할 위험은 없었다. 어차피 생각지도 않은 선물이 었기에 더 이상 잃을게 없다는 단순한 생각에 다시 한 번 용기를 냈다.


대출을 받아내고 카센터와 주유소를 건축했다. 임대를 준 카센터에서 받은 월세로 대출이자를 상환하면서 동생이 직접 주유소를 운영하며 원금을 갚아나간다면 별 무리가 없을 거라는 계산이었다. 단순 계산법은 그대로 적중했고, 수 년 만에 부채를 모두 상환할 수 있었다. 그 후 생각지도 않게 많은 돈을 거머쥐었고, 50억대의 자산가로 변신했다. 결국 부동산 사장 친구의 말을 잘 들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사실 도움을 주었던 부동산 친구는 한동네서 살면서 생활형편이 워낙 어려운 탓에 주유소사장 부모로부터 재정적인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걸 결코 잊을 수가 없었다. 먼 훗날, 어릴적 도움 때문에 비싼 토지를 헐값에 매입하게 될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참으로, 사람은 오래 살고 볼 일이다. 특히 선(善)한 일을 통해 서 많은 사람에게 이로움을 줘야만 인생 늘그 막에 복(福)을 받게 된다는 교훈을 증명하는 한 사례였다.


# 흔히들 습관적으로 어울리는 사람들을 ‘준주거 집단’이라고 한다. 그들이 우리 인생의 성패를 95%나 결정할 만큼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이스라엘 솔로몬 왕도 이런 말을 했다.


“지혜로운 사람과 함께 다니면 지혜를 얻지만, 어리석은 사람과 사귀면 해를 입는다.” ‘지금 누구랑 어울리는가’라는 명제가 소리없이 다가온다. 이 부분을 바꾸지 않는다면 3년 뒤, 5년 뒤의 모습도 현재처럼 똑같을 것이 뻔하다. 우리는 가장 많이 어울리는 사람들의 평균값이라고 한다. 주변 사람들의 건강, 태도, 수입 부문에서 비슷한 수준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물론 자기보다 큰 인물을 만나서 어울린다는 것은 때론 불편하지만 한편으론 큰 도움도 된다. 그렇다면 우리가 반드시 어울려야 할 큰 사람이 누구일지 무척 궁금해진다. 절대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을 비롯해 냄새나는 재물을 산더미처럼 쌓아놓은 사람은 더더욱 아니다. 단지 늘 진실한 사람이고 매사에 긍정적인 사람이다. 그리고 직업적으로 나보다 앞선 사람, 나를 쓰러뜨리지 않고 일으켜 세우는 사 람들이다.


남들 보기엔 지극히 평범했고 학교공부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던 그럭저럭 소심한 동생에 불과했다. 그런 그를 어릴 적부터 어울렸던 단 한명의 친구가 결국 일으켜 세워준 셈이었다. 자고나면 배신이 판치는 세상이지만 그래도 올바른 길로 성장시켜 주는 그런 길동 무를 찾아 나서야 한다. 그런 사람이 단 한명 만이라도 있다면 이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 주리라 굳게 믿는다.


지금 당장 어떤 사람들과 가장 많은 시간동 안 어울리는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자. 그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괜찮다면 그들이 가는 방향으로 나는 자동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결국 퍽퍽한 환경에서 누가 뭐라 해도 가장 중요한 자원은 바로 ‘사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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