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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 독자사이, 경계 허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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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 독자사이, 경계 허물기
  • 한지혜
  • 승인 2016.03.2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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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팟캐스트 ⑩ | 독자적인 책수다



셰르파(Sherpa). 히말라야 고산 등반 시 ‘길을 안내하는 자’를 이르는 말이다. 올 2월 독서 안내자를 자처하고 나선 두 명의 남자가 있다. 팟캐스트 ‘독자적인 책수다’의 진행자 휴머니스트 김학원 대표와 알라딘 서점 박태근 MD.


출판사 휴머니스트는 앞서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라는 팟캐스트를 운영하면서 청취자들의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20권 분량의 책을 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다룬 전작과 다르게 이번 방송은 책을 한 장 한 장 넘겨읽는 깊이 있는 방송이 될 예정이다.


진행은 인문·역사·철학·문학·예술·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저자를 초대, 한 권의 책을 6~7회 이상의 에피소드로 풀어놓는 방식이다. “저자와의 만남이 일회성이 아닌 5박6일, 7박8일 같이 느껴질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


요즘 저자들은 책을 내면 강의는 물론 북 콘서트까지 연다. 하지만 이는 일회적인 행사일 뿐 독자들이 저자를 깊이 있게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적은 게 사실. 이런 점에서 ‘독자적인 책수다’는 “저자와 만나 내 생각을 직접 교감하고 싶다”는 독자들의 바람을 담은 방송이라고 할 수 있다.


첫 게스트는 지난해 『시를 잊은 그대에게』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한양대 국어교육학과 정재찬 교수다. 『시를 잊은 그대에게』는 이공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시 강의 내용을 담은 책으로 각종 스펙 쌓기와 취업에 몰두, 가난한 마음만 남은 청춘들에게 시를 읽는 즐거움을 찾아줬다는 평을 받았다. 정 교수는 독자와 저자의 적극적인 소통을 독려하며 “독자적인 책수다는 무상으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사치”라고 했다.


‘독자적인 책수다’는 저자와 독자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것을 모토로 한다. 김 대표는 방송 첫 회에서 “실제로 세상의 모든 저자는 애초에 독자로 출발했다. 모든 저자는 독자였고, 여러분도 독창적인 책읽기를 하다보면 저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방송은 독자 참여형으로 운영된다.


책이 선정되면 독자들은 책을 읽은 소감이나 의견, 질문 등을 전한다. 특이한 점은 전국의 독서모임과 함께 방송을 만들어 나간다는 점이다. 사실 ‘책 읽지 않는 사회’라고는 하지만 전국에는 수 백 개의 독서모임이 있다. 이들을 방송에 초청해 독자와 소통하는 방송을 만들겠다는 게 두 진행자의 목표다.


‘독자’의 의미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읽는 ‘독(讀)’이고, 두 번째는 홀로 ‘독(獨)’이다. 사람들은 주로 밤에 혼자 책을 읽곤 한다. 하지만 독서 이후는 다르다. 읽기와 쓰기, 말하기가 만나면 독서의 힘은 몇 배 더 커진다.


한 권의 책을 통해 나누는 몇 시간의 수다. 이제 독자들은 좋아하는 저자를 5박6일, 7박8일 동안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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