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도시 도로계획 ‘오해와 진실’

“내부순환 왕복 4차로 너무 좁다”

2016-11-24     이충건

"건설초기 일시적 현상, 문제없다"
대중교통시스템 조기 정착시켜야

민주, 탈(脫)권위, 소통, 교류, 평등… 여전히 유효한 우리시대의 과제다. 이런 개념들이 행복도시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를 위해 국제현상공모도 거쳤다. 그래서 얻은 결론이 환상형 구조(Ring City)다. 도시의 중심부를 공원·녹지·호수 등으로 비워두고 주변의 생활권에서 사람들이 중심을 향해 모이고 소통하며 교류하는 구조다.

이를 반영한 도로망이 이중 순환도로다. 내부순환도로는 BRT(간선급행버스)를 통해 20분 내외로 접근이 가능하도록 했다. 대신 외곽순환도로는 행복도시 인접 지역, 내부 생활권에서 생활권으로 빠른 이동이 가능하도록 했다. 거주 지역은 BRT도로에서 800m 이내, 즉 도보로 10분 이내 거리에 배치했다. 국내 최초의 ‘대중교통중심도시’는 이렇게 탄생했다.

이 과정에서 도로의 비율을 놓고 설전이 벌어졌다. 내부순환도로를 4차로, 아니면 6차로로 할지를 두고서다. 강력한 대중교통지원 체계를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1차선 BRT, 2차선 승용차를 주장했다. 외곽순환도로, 방사형 연결도로, 격자형 생활권 내부도로 등이 결합되면 차량 소통에 문제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격론 끝에 얻은 결론은 지금의 모습대로 왕복 6차로다.

그런데 이 같은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이번엔 6차로가 좁으니 8차로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중앙행정기관 2단계 이전 이후 출·퇴근 시간이면 어김없이 텅 빈 BRT 전용도로 옆으로 승용차가 길게 줄 선 광경이 연출되고 있어서다. 많은 시민들과 일부 언론들은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는 올 하반기부터 교통지옥이 될 것"이라고 걱정한다.

이에 대해 교통전문가들의 의견은 입에 맞춘 듯 똑같다. "대중교통중심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 자체가 잘못됐다고 보지 않는다. 지금은 대중교통중심도시로 가는 과정일 뿐이다. 현재 계획된 도로만으로 50만 도시의 교통수요를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다."

실제 출·퇴근 시간대 차량 통행량이 가장 많은 대전→금남교(국도1호선), 첫마을→정부세종청사(행복도시 내부순환도로) 교차로에 차량이 길게 줄 선 모습을 발견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차량 정체현상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아무리 줄이 길어도 최장 신호대기 두 번이면 차량이 완전히 빠져나가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대로 두 손 들고 있자는 얘기는 아니다. 행복청도 주요 교차로를 대상으로 교통량을 조사해 신호주기조정, 병목현상 발생지점 교통시스템 재조정 등에 나서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대중교통중심도시로 설계된 만큼 대중교통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대중교통분담률을 높이기 위해 BRT버스 확충과 환승시스템 보강, 공공자전거 시스템의 실질적 운영 등이 필요하다는 것. 행복도시 총괄기획가인 제해성 아주대 교수는 한 발 더 나아가 "행복도시가 정착될 때까지 무상 교통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한밭대 김명수 교수는 "근본적으로 세종시 외곽순환도로를 조기에 마무리 짓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