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 건강 위협하는 5대 요인

2013-09-23     지태관(한국공공행정연구원 도시농업연구소장)

실외 오염물질 유입보다 실내 오염이 더 위협적
‘새집증후군’, 발암성 물질 휘발성 유기화합물 위험
습기 찬 벽지, 오래된 배수관 등 ‘헌집증후군’도 주의

얼마 전 미국 환경청에서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5대 요인 중 하나로 실내공기를 언급했다. 우리 현대인이 생활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실내 공기환경 실태와 중요성, 왜 실내정원을 도입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도시농업 측면에서 얘기해보고자 한다.

우리가 생활하는 실내공간은 겨울에는 난방, 여름에는 냉방을 위해 단열재 보강 또는 2~3중창으로 실내를 겹겹이 감싸는 건축을 지향하고 있다. 1970년대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실내 밀폐율을 높인 결과다. 과거에 창호지와 흙벽을 만들어 살던 주거 공간이 콘크리트와 유리 일색의 실내공간으로 변해 마치 우주선과 같이 자연과 분리된 독립된 공간이 되고 있는 것이다.
실내공기 오염물질의 발생원은 크게 건물의 실내에서 발생하는 것과 실외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이 실내로 유입되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실외 오염물질 발생원은 크게 네 가지로 볼 수가 있는데, ▲오염된 실외공기의 실내유입 ▲인접한 오염발생원으로부터의 배출가스 ▲건물 바로 아래나 주변 토양에서 유입되는 토양가스 ▲습기가 높은 곳이나 고인 물에서 발생해 실내로 유입되어 실내공기질에 악영향을 미치는 오염물질 등이다.

그러나 실내공기 오염물질 발생원은 실외발생원도 중요하지만, 실내에 상존하고 있는 발생원이 오염물질 발생량, 발생빈도, 인체영향 그리고 처리방법 측면에서 더 중요하다.

실내발생원도 크게 네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첫째, 고정 건축설비가 오염원이 될 수 있다. ▲냉·난방과 환기설비의 파이프나 닥트 속에 쌓이는 먼지와 곤충의 시체 ▲가습기, 파이프, 코일 등의 내부에서 발생하는 미생물 ▲살충제나 세척제의 과다한 사용으로 발생하는 화학물질과 악취 ▲연소기기의 불완전 연소에 의해 배출되는 가스 등이다.

둘째, 거주자의 생활양식에 의한 오염물질 발생이다. ▲흡연, 요리, 취사, 화장품 냄새, 접착제 사용 ▲가사용품이나 쓰레기, 탈취제나 방향제 사용 시 발생하는 배출가스 ▲페인트 등 휘발성 유기화합물 및 해충방제에 사용되는 살충제 등이다.

셋째, 건축자재나 마감재와 같은 건물 구성재와 가구도 오염원이 될 수 있다. ▲먼지와 섬유 분진이 발생하거나 모이는 곳에서 나오는 오염물질 ▲비위생적인 곳의 습기에 의한 오염 ▲건축자재나 가구로부터 배출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이 그 예다.

넷째, 우연하고 특별한 발생원인도 있다. 예를 들어 개보수, 리모델링, 증개축공사 시 발생하는 경우와 단순한 사고 또는 실수로 물이나 액체가 유출하는 경우, 지붕에 물이 고이거나 배관의 물이 넘치거나 누출로 인해 미생물이 발생하는 경우 등도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실내공기 오염물질이 사람의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건축물 입주 첫 날부터 나타날 수 있고, 몇 년이 지난 후에야 나타날 수도 있다. 이는 사람마다 나이, 연령, 성별 등 육체적 대처능력과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건강상태와 저항능력의 차이로 인해 정도의 차이가 나타날 수도 있다.

실내공기 오염물질에 의한 즉각적인 반응은 눈, 코, 목 등에 나타나는 자극과 두통, 어지러움, 피로감 등이 있다. 짧은 시간동안 나타났다 사라지며 치료가 가능한 증상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경우 단순히 오염물질을 없애거나 자리를 옮기는 것만으로도 회복할 수 있다.

실내공기 오염물질에 의한 질환 중 호흡기계통의 질환이나 심장병은 육체적으로 쇠약하게 만들어 그나마 다행이나, 불치병이나 암과 같은 증상으로 나타나면 치명적인 수밖에 없다.

새집증후군은 밀폐된 건물의 실내, 특히 새로 지어 입주한 건축물에서 생활하는 사람이 실내공기 오염물질 때문에 일시적 또는 만성적으로 걸리는 두통, 현기증, 졸음, 눈 자극, 재채기, 피로 집중력 감소 등 건강이상을 일으키는 증상을 말한다.

새로 짓거나 개보수 또는 리모델링한 주택이나 건축물에 사용된 건축자재, 마감재 등에서 나오는 유해물질이 그 원인이다. 주요 오염물질로는 포름알데히드나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등이 있으며, 휘발성 유기화합물에는 벤젠, 톨루엔, 자이렌, 아세톤, 포름알데히드 등의 발암물질도 포함되어 있어 심각하다.

이외에도 실내에서 발생하는 라돈, 석면,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질소산화물, 오존, 미세먼지와 같은 오염물질도 위험하며, 곰팡이, 박테리아, 바이러스 같은 미생물성 오염물질, 진드기, 바퀴벌레, 애완동물의 털이나 타액 등의 생물성 오염물질도 실내공기를 오염시킬 수 있다.

실내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은 건축자재, 염료, 방부제, 살충제 등에서 나오며, 건축자재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은 신축, 증축, 개축, 대수선과 같이 새로운 건축자재, 접착제, 페인트 등을 사용한 직후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요즘은 자동차(신형)에서도 새집증후군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최근에 ‘헌집증후군’이라는 용어가 가끔씩 나오는 것을 접할 수 있다. 헌집증후군은 낡은 집의 습기 찬 벽지와 곰팡이, 오래된 배수관에서 새어 나오는 각종 유해가스로 인해 건강을 해치는 현상이다. 집안에 생긴 곰팡이는 보기에도 좋지 않고 기관지염, 천식, 폐출혈 등 각종 호흡기 질환과 진드기로 인한 아토피성 피부염 등의 피부질환, 오래된 배수관에서 새는 메탄가스, 암모니아, 일산화탄소 등이 현기증이나 두통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