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춘의 시골마실] 너른 가슴 내어준 백설

[장석춘의 시골마실 64편] 기다림의 미학을 알려주고 있다

2023-01-25     장석춘
순백의

소생

 

 

너른 가슴 내어준 백설

생명들을 보듬고 있다

서로 얼싸안고 기다리고 있다

부활을

 

 

[작품 노트]

백설이 아니었다면 겨울은 어쩌면 사랑받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누구든 품어줄 수 있기에, 누구라도 용서하고 덮어줄 수 있었기에. 지난 날의 영욕이 교차하는 시기에 백설의 큰 가슴이 생명들을 얼싸안아 주고 있다. 가련한 지푸라기, 초췌한 갈색 낙엽, 여윈 포도송이에게 기다림의 미학을 말하고 있는 중이다.

장석춘_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