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춘의 시골마실] 같이 사는 길이란?

[장석춘의 시골마실 62편] 일그러진 뿌리만이 남은 자리

2022-12-23     장석춘
무심코

같이 사는 길

 

 

무심코 밟고 지나간 자리엔

일그러진 뿌리만이 남았다

소나무는 알고 싶다

공존의 진정한 의미를

 

 

[작품 노트]

보도블록 길 사이사이로 나무를 심어 단장을 했다. 처음엔 보기에 좋았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의 발자국이 흉물스러운 흔적을 남기고 말았다. 당초 오가는 이들의 동선을 감안하지 않고 저렇게 공사를 한 것도 아쉽지만, 사람들은 그 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가로 질러 다녔다.

무심히 밟고 지나간 발자국들을 다 받아낸 소나무에겐 앙상한 뿌리가 드러났다. 임인년 호랑이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배려심 없이 살아오진 않았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이다.

장석춘_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