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출신 윤형근 시인, 세 번째 시집 '새를 날리며' 출간

32년 만의 세 번째 시집, 가슴 속의 새를 날리는 60편의 시 윤형근의 ‘새를 날리며’에 담긴 꽃과 나무와 새의 노래

2022-10-11     정은진 기자

[세종포스트 정은진 기자] 세종 출신의 시인 윤형근이 세 번째 시집을 출간했다. 중앙일보사에서 발간한 두 번째 시집 이후 무려 32년 만에 나온 것이다. 

160페이지에 이르는 두툼한 시집 〈새를 날리며〉는 세종시 장군면이 고향인 윤형근(62) 시인이 30여 년 동안 발표한 작품들 60편을 모아서 낸 것으로, 장시 ‘밤으로의 순례’와 ‘염전에서’, ‘야상곡’ 등이 실려 있다. 

윤 시인은 대학에 재학 중인 1984년 ‘문예중앙’ 신인상으로 등단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삶의문학, 큰시, 풍향계 동인으로 활동한 적이 있고, 지금은 세종문학, 세종시마루 회원으로 있다. 

시집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3부는 근자에 쓰인 작품이고, 4·5부는 1990년대에서 2000년대 걸쳐 발표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시인은 이번에 새 시집 ‘새를 날리며’를 통해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자연과 함께하는 삶의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 시집에 나타난 특색 중의 하나는 서정성이 풍부한 시에 못지않게, 이야기를 담고 있는 서사적인 작품들이 많다는 것이다. 시인의 데뷔작 ‘해와 달 이야기’에서도 그런 면모가 보이지만, 특히 이번 시집에는 자연물을 의인화한 우화적 성격의 시가 상당수 있다.

시인은 이런 이야기를 통해 인간 세상을 풍자하거나 그가 지향하는 삶의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의 시에서는 파리 같은 아주 작은 곤충에서부터 자연 속에 살아가는 온갖 동식물들의 목소리도 들리고, 소외된 인간의 모습도 그려져 있다. 

특히 5부의 장시에서는 세기말, 세기초의 현실을 직시하고 통감한 묵시록적 세계관까지도 펼쳐 보이고 있다.

윤형근 시인은 서문을 통해 한동안 시를 쓰지 못하고 지내왔던 시간을 되돌아보며, 그래도 예술을 가까이하며 자연과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살아왔다고 술회하고 있다. 그러면서 앞으로 “시대와 인생을 통찰하고 꿈꾸며 생각과 느낌을 정리하여 이 풍진 세상에 날”리는 일을 계속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송기섭 충남대 교수는 이 시집의 세계를 “꽃과 나무와 새의 노래”라고 하며, “여기서 ‘나무’는 온갖 생명이 깃드는 세계이고, ‘꽃’은 그 생명들이 지닌 영혼이며, ‘새’는 세계의 밤을 노래하는 시인”이라고 하며, “꽃과 나무가 시인의 거주를 지탱하면서 감싸안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