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트립] 우기에 만난 '청정 별밤', 충북 보은 (下)

[정은진의 사진 여행 에세이 1편] 세종가 가까운 근교, 보은에서 만나는 청정 자연

2022-08-28     정은진 기자

[세종포스트 정은진 기자] 총총 뜬 별들이 푸른 저녁 밤 하늘을 장식하고. 

보은은 광해가 적은 곳이라 별 보기 최적의 곳이기도 하지만 참, 오늘도 기대치않은 눈부신 밤하늘을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게 얼마만의 별빛 샤워냐!" 하며 들뜬 마음에 아이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간 우리. 

보은 수한면은 가끔씩 지나는 차 소리만이 자연의 소리만 들리는 이 곳의 고요함을 깨트리곤 한다. 

그만큼 이 곳은 조용하다, 아니 적막하다는 단어가 어울릴 정도다. 습기를 머금은 자작나무 숲 위로 옅게 은하수도 떠있다. 

여름 은하수만큼 신비롭고 영롱한게 또 어디있을까. 아주 진한 은하수는 보이지 않지만 이정도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보은군

사실 여행지에서 별을 보기란 쉽지 않다. 하늘이 열려있기도 어려울뿐더러 열려있다 한들, 저녁과 밤 사이에 부지런을 떨지 않으면 열린 하늘을 만나기가 쉽지 않기 때문. 

모기에 물릴 각오를 하고, 캄캄함을 뚫고 장비를 챙겨 여행에 고단함을 이겨낸 후 밖으로 나가는 수고스러움을 겪고나서야 만날 수 있는 귀한 풍경인 것이다. 

그런 수고를 겪어서일까. 

여행지에서 만나는 밤하늘은 더 기억에 잘, 소중히 새겨지곤 한다. 

여행지에서는 별이 빛나는 밤하늘 만큼이나 귀한 풍경이 하나 더 있다. 부지런을 한번 떠 떨면, 이른 아침에 안개낀 신비로운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것. 

늦게 자서 일찍 일어났는데도, 나무집의 영향인지 몸도 마음도 개운하다. 

신기하게 노이하우스의 통나무가 습도 조절을 해줘서인지 집이 꿉꿉하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쪼르르 - 커피 한잔을 탄다. 

따끈한 커피 한잔과 더불어 만나는 안개낀 풍경은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향긋하고 신선하게 정화시켜 준다. 좋은 원두가 아니더라도, 단순 스틱 커피를 물에 타는 것일지라도 차가운 공기감을 느끼며 그 사이로 혀와 코를 자극하는 커피는 어느 커피전문점의 그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맛있다. 

발코니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다보면 재잘대는 아침 새소리와 함께 신선한 자작나무의 침엽수림이 눈을 정화시켜준다. 시간에 쫓기며, 아침마다 차소리를 들으며 출근하는 일상에 찌든 내 몸. 여기서 '오감 호강'이란 말처럼 세포 가득 치유와 휴식을 느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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