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열리니 맛도 고소하겠지"

[장석춘의 시골마실 51편] 단비에 얼굴 내민 참깨를 보며

2022-06-08     장석춘
오랜

단비

 

얼마만 인가 대지를 뚫고 내민 얼굴

무엇이 중한지 깨닫게 해준 지난날

마음이 열리니 맛도 고소하겠지

[작품 노트]

극심한 봄 가뭄 탓으로 갈라진 대지에 단비가 내렸다. 타 들어 가던 고춧잎도, 호박 잎도 힘겨웠고, 참깨 씨는 이제야 싹을 틔웠다.

참깨 씨는 그동안 어떤 심정이었을까? 참고 기다리며 많은 생각을 했고, 무엇이 소중한 것인지도 알았을 것이다.

그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았다면 분명 그 맛은 고소하고 달 것이다. 忍苦의 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다만, 어떻게 견디느냐에 따라 결과도 다르다.

 

장석춘_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