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 달이는 정성, 뚝배기 한 그릇‘뚝딱’

매콤달콤 매운갈비찜, 중독성 강한 밥도둑 | 우보 설렁탕

2013-04-05     박숙연

봄이 오나 했더니 황사걱정 끝에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린다. 이번 꽃샘추위는 45년만의 강추위로 기록되며 4월 중순까지 그 기세가 계속될 예정이다. 쌀쌀한 날씨에 뜨거운 국물 한 뚝배기의 진미를 맛볼 수 있는 곳, 조치원 역전 골목에 숨어있는 맛집 우보설렁탕을 소개한다.

SBS 전국 음식축제 모범업소, 스포츠 서울 창업부문 우수기업, 나트륨 줄이기 건강음식점의 타이틀을 가진 우보설렁탕에 들어서면, 조치원의 대표 맛 집답게 유명 인사들의 사인이 반갑게 손님을 맞는다. 그 다음으로는 ‘보약을 달이는 어머니의 정성 그대로 우보는 믿음의 탕을 고아냅니다’라고 쓰인 팻말이 눈에 들어온다.

우보설렁탕의 대표 메뉴는 말할 것도 없이 설렁탕이다.

섭섭하지 않게 들어있는 고기와 커피 크리머나 액상 소스 등을 넣지 않은 순수한 사골 국물로 완성된 설렁탕은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이다. 갈비탕 또한 엄선된 고기를 우려낸 맑은 국물의 담백하고 깨끗한 맛에 한 뚝배기를 순식간에 비워낸다.

우보설렁탕의 또 다른 명품 메뉴는 매콤 달콤 매운 갈비찜이다. 갈비찜이 달콤한 이유는 각종 과일을 아낌없이 갈아 넣었기 때문이고 매운 이유는 구수한 탕 종류를 먹을 때 생각나는 얼큰한 음식에 대한 필요 때문이었다. 가족들이 머리를 맞대고 연구와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만들어낸 매운 양념에 버무린 찜 갈비를 전골 판에 담아 사리와 고명을 얹고 연료램프에 올려 손님상에 낸다.

이 또한 잊을 수 없는 맛으로 또 하나의 밥도둑이다. 찜갈비(40000원)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접시찜(15000원) 한 접시를 설렁탕 또는 갈비탕과 함께 먹을 수 있다. 어떤 종류의 첨가물도 넣지 않으며 절대 묵은 것을 내지 않는 정직함, 보약을 달이는 것 같은 정성, 이것이 바로 우보설렁탕의 꾸준한 인기비결이다.

조치원 역전 근처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김성수 사장은 일찍이 장항에서 설렁탕집을 했던 처가가 있었기에 1995년 조치원에서 우보설렁탕을 시작할 수 있었다.

소의 걸음이란 뜻을 가진 ‘우보’라는 상호는 김 사장이 시골 집안의 큰 재산이자 친구였던 소와 더불어 자라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지었다. 바쁘기만 한 현대사회지만 우직하고 충직한 소처럼 만들어낸 음식을 느릿한 소의 걸음처럼 느긋하게 즐겼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아들과 사위까지 대를 이어 정성을 다하는 우보설렁탕의 맛 덕분에 우보설렁탕은 크게 경기를 타지 않으며 꾸준히 성장가도를 달렸지만, 체인점사업을 활성화하려던 즈음, 광우병사태가 터졌다. 이후 얼마간 힘든 시간을 보내며 체인점 사업 또한 주춤했지만 최근 여수점 오픈을 시작으로 올해 안에 10개의 체인점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숙연 기자 sypark@sj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