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디기의 자존감찾아가기

2013-01-22     진정숙(연기마을어린이도서관연대 대표)

누구에게나 인생에서 크게 혹은 작게 울림을 주는 존재 내지는 사건을 경험하게 된다.
비록 그것이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반대로 될 수도 있지만 전적으로 최후의 판단과 행동은 본인의 몫이다.
우리의 주인공 삼디기에게도 그런 운명의 순간이 왔다. 오래 전 아빠는 돌아가시고 엄마도 집을 나간 상황에서 할머니와 단 둘이 충청도 시골에서 살다 서울로 전학 온 삼디기에게 제대로 된 교육의 기회는 전혀 없었다. 초등학교 2학년이지만 한글도 모르고 자신의 이름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삼디기에게 ‘까막눈 삼디기’라는 별명이 붙게 된 것이다. 너무 아는 것이 많아 병이 될 지경의 서울 아이들 틈에서 삼디기는 조금씩 자신을 잃어 가고 있었다.

선생님조차도 자신의 길잡이가 되 주지 못하고 있던 그 순간 '연보라'라는 운명이 찾아왔다. 물론 삼디기도 처음엔 보라에게 거부감도 느꼈지만 인간에 대한 그지없는 애정을 보이는 보라에게 점점 마음을 열어간다. 보라의 진정성이 삼디기에게 받아들어진 것이다. 글도 모르고 자신감도 없던 삼디기가 조금씩 자존감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면서 흐뭇해졌다.
누군가에게 작은 울림이라도 줄 수 있는 존재, 물론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행하지는 않겠지만 부지불식간에 영향을 주고 받으며 상생하는 삶, 보라와 삼디기의 모습을 보며 존재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