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에게 한아름 안겨주고 싶은 꽃"

[장석춘의 詩골마실 31편] 부케

2021-07-01     장석춘

 

부케는

 

- 부케 -

 

게으름을 피운 탓에 너를 볼 수 있었다

 

저 꽃 우리 딸 시집갈 때

 

한 아름 안겨주었다면 좋았겠다.

 

 

장석춘

[작품 노트]
유월은 대지를 달궈가며 알알이 색색의 열매를 내준다.

뜨거운 햇볕 아래서 초록빛 이파리도 익어간다.

장독대 옆 상추에 꽃이 어느 틈에 피었다.

처음 본다. 잎사귀만 따 먹을 줄 알았지, 이렇게 잔잔한 꽃이 필 줄이야.

상추는 우리의 자연 식탁에서 아마도 ‘가성비 최고’인 채소일 것이다. 신경 안정, 스트레스 해소에 좋은 성분이 들어있단다. 상추쌈 먹고 늘어지게 낮잠 잤던 기억도 있다.

산들대는 바람결에 상추꽃이 해죽거리며 웃고 있다. 딸 결혼식 때 머금은 미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