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를 약속하며 떠나간 '벚꽃'

[장석춘의 詩골마실 26편] 예년보다 일찍 핀 꽃은 졌으나... 낙담은 말자

2021-04-13     장석춘

-기약-

 

언제 피었는지도 모르게


어느새 지고 마는 벚꽃

 

반기는 이 없어 서운해도

 

괜찮다 하며 떠나네

[작품 노트]

장석춘

다시 봄이 왔다. 고복저수지를 둘러싼 산책데크에 벚꽃들이 흩날리며 떨어진다.

언제 피었던가, 예년보다 일찍 핀 꽃이 벌써 지고 있다. 아마도 사람들이 그리워 그렇게 빠르게 찾아왔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올해도 꽃놀이 잔치는 없었고, 낙담한 기색이 역력하다.

꽃들은 하나둘씩 물속으로 얼굴을 감추며 사라진다. 꽃을 보며 그나마 위로받으려 했던 우리들에게 꽃들은 말한다.

“괜찮아요. 다시 만나면 되지요.” 재회를 약속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