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메가시티', 부울경 이상의 대응 전략 있어야

3일 시청 여민실에서 열린 '민주당 국가균형발전특위 충청권역 간담회' 담론 진정헌 교수, "큰 틀의 메가시티 전략 외 각론에서 상생 전략 마련해야" 주장 각 시·도별 현안 인식차로 재확인... 거대 수도권 맞설 '현안 찾기' 숙제 부각

2021-03-04     정은진 기자

[세종포스트 정은진 기자] '중앙=서울' 그리고 '신중앙=세종'. 충청권이 이를 토대로 국토의 신수도권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내 인구의 절반 이상을 점유해버린 거대 수도권의 또 다른 대항마로 키워가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경남에서 분리된 부산과 울산을 부울경으로 통합해 동남권 메가시티로 구축하는 구상과 일맥상통한다. 

김상봉 고려대 교수는 3일 열린 민주당 국가균형발전특위 충청권역 간담회에서 이 같은 비전을 던졌다. 충청권 메가시티 움직임의 연장선상 발언이다. 

참가자들은 이 같은 큰 틀의 방향성에는 공감대를 표시하면서도, 각론에선 숙제가 많다는 인식도 드러냈다. 정부 주도의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 중인 부울경과 달리 현안 주도권을 잡지 못한 불완전한 상태란 진단에서다. 

실제 충청권 4개 시·도는 지난해 11월 20일 한 자리에 모여 충청권 광역생활경제권, 즉 메가시티를 구축하기로 합의한바 있으나, 3개월여가 지난 현재 엇갈리는 입장과 복잡한 이해관계 아래 의미있는 실행 과제를 도출하지는 못한 양상이다. 

그 사이 수도권은 집중과 과밀을 더욱 고착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진정헌 공주대 지리학과 교수는 "2020년 기준 수도권 인구 비중이 전 국민의 50%를 넘어섰으며, 그 격차는 점점 심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경제 불균형과 의료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단적으로 동일 지역 내 의료기관 이용률은 서울 93%, 경북 23% 수준"이라며 "수도권에 떨어진 지역일수록 소멸 위험지수가 높아지고 있다. 성·연령별 인구구조도 불균형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 정부의 균형발전 전략의 한계도 지적했다. 참여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을 계승하고 재정분권을 점진적으로 강화하고 있으나, 부차적 의제로 치부되고 있는 문제를 꺼내 들었다. 정부 출범 초기 수도권 집중과 격차 심화의 대추세를 막아나서지 못한 배경에서 원인을 찾았다. 

진 교수는 이를 역전시킬 방안으로는 ▲충청권 메가시티의 네트워크형 재편 ▲충청권 불균형 격차 우선 해소 ▲세종시=행정수도 완성을 통한 충청권 공간구조 재형성 등을 제시했다. 

충청권 광역교통망 구축 가시화도 선제적 과제로 꼽았다. 신탄진과 세종, 오송, 청주 등을 잇는 광역철도 노선과 정부세종청사와 조치원 및 보령, 공주 등을 잇는 일반 철도 노선(충청문화산업철도)을 포함한다. 

이날 자리에선 이 같은 숙제를 인식함과 동시에 충청권 각 지역의 우선 현안도 재확인했다.  

김학민 충남도 정책특보는 경부고속철도(KTX)의 서해안 연결과 서산 공군비행장 민항시설 건설, 가로림만 국도 38노선 지정 및 교량 건설 등을, 이두영 충북경제사회연구원장은 청주 도심을 노선에 포함한 충청권 광역철도망 구축계획 등을 강조했다.  

고영주 대전과학산업진흥원장은 대덕연구개발특구 재창조로 '지역주도 혁신 허브 육성'을 제언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도 충청권 메가시티에 대한 의견을 쏟아냈다. 

박완주(충남 천안)·이장섭(청주 서원)·강준현(세종 을) 국회의원, 우원식 균발특위 위원장과 4개 시도지사, 시도당 위원장 등은 한 목소리로 "충청권은 한 도시며 수도권 집중 문제를 해결할 그랜드 메가시티로 성장해야 한다. 행정수도 완성과 메가시티 건설을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의 경제 공동체를 만들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 '행정수도 완성'이 국가균형발전에서 차지하는 의미는 크다. 국회 세종의사당을 위한 설계비가 확보됐고, 국회법 개정안을 위한 공청회 등 사전 절차는 다 끝났다. 상반기 내 국회법 개정안을 마무리하겠다는 당내 주요 인사들의 약속처럼 수도권에 대응하는 충청권 메가시티를 만들자"고 밝혔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대전 인구 150만명 마지노선이 무너졌다. 지방소멸 문제가 얼마나 큰지 반증하는 일이다. 서울권과 수도권에 쏟아붓고 있는 광역급행철도(GTX) 등에 대한 시선을 지방과 충청권으로 돌려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