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햇무리교 또 사고, '보행 VS 차량' 우선 가치는

[독자제보] 왕복 4차선 비좁은 도로, 서비스수준 D의 지·정체 반복 차량 사고 1번이라도 있으면 이 일대 교통 마비... 5일 퇴근시간대 3중 추돌 사고 폭 10m '보행+자전거 도로' 줄여야 문제 해결될까... 해법 없는 1년 반복

2021-02-05     이희택 기자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세종시 1생활권과 중앙녹지공간, 3‧4생활권을 연결하는 통로인 ‘햇무리교’. 

평소 정부세종청사와 세종국책연구단지, 세종시 및 시교육청 등 각각의 공공기관으로 향하는 차량 행렬로 늘 붐비는 곳이다. 

하지만 행복도시 개발계획상 ‘왕복 4차로’ 이상론은 ‘지‧정체’ 현실론과 정면 충돌을 반복하고 있다. 

좁은 도로로 인한 서비스수준(LOS)이 D등급에 머물고 있는데, 교통사고라도 한번 나면 이 일대는 사실상 마비 상태로 급전환된다. 


◎ 햇무리교 차량 3중 추돌 사고, 그 즉시 '통행 마비'


5일 오후 6시 20분경 햇무리교 안에서 일어난 3중 추돌사고가 다시 한번 현장의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 올렸다. 

오후 6시를 넘어 시작된 ‘정부세종청사→중앙녹지공간→햇무리교’ 방향 정체는 시간이 가도 쉬이 풀리지 않았다. 약 40분이 다되서야 사고 차량들은 국책연구단지 맞은편 갓길로 이동했고, 부상자들은 119구급차량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제보자 A 씨는 “신호 주기가 이쪽 구간만 짧아 이상하게 생각됐는데, 알고 보니 교통 경찰에 의해 통제되는 상황이었다”며 “결국 퇴근을 눈앞에 두고 중앙공원 방향으로 다시 우회해 대평동으로 가야 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양방향 각각 갓길이라도 있었다면, 경찰과 소방대원들의 통제가 쉬웠을텐데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A 씨는 이번 사고가 현재 도로 여건상 재현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봤다. 

출퇴근 시간대가 되면, 국책연구단지 앞 4거리에서 좌회전 차량들이 직진 차로까지 수백미터 점유하면서, 갑작스레 차선을 2차로로 바꾸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지속됐다는 것. 이곳 좌회전 차선에는 차량 6~7대 정도만 수용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다보니 직진 1차로는 좌회전 차로 길이 만큼 비어 있는 경우가 많아 교통소통의 비효율마저 크다. 

이 와중에 시민의식은 돋보였다. 햇무리교 사고 정리와 환자 이송을 위해 출동한 119구급대 차량의 원활한 통행을 위해 좁은 차로의 좌·우로 길을 터줬다는 후문. 


◎ 국내 최초 '보행 이벤트교' VS 원활한 '차량 통행 안전교'... 우선 가치는?


햇무리교

국내 최초 ‘보행 이벤트교’란 이상적 수식어 대신 ‘차량 통행 안전교’란 현실적 가치를 택하자는 여론은 이 때문에 계속 조성되고 있다. 

보행로와 자전거도로를 품은 폭 10m 도로를 줄여 왕복 5차로 가변차로제 등을 도입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이렇게 해도 금강과 3생활권, 중앙녹지공간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일출‧조망) 전망대 2곳’ 등의 활용에는 지장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윤희

지역구 이윤희(소담·반곡동) 세종시의원도 지난해 3월 시의회 임시회에서 개선을 촉구하는 5분 발언에 나서기도 했다. 

교차로와 도로 통과까지 많게는 4번 이상 신호 대기를 해야 하는 수준에 놓였고, 올 하반기 집현동 일대 4000여세대 입주가 이 같은 문제를 더욱 키울 것이란 분석에 기댄다. 

이 의원은 당시 ▲교량의 보도부 일부를 차도로 대체하거나 교량 옆에 보조교량을 추가 건설 ▲국가지원지방도 96호선 폐쇄가 현실화할 경우, 해당 구간에 차량 전용 고가도로 설치 ▲대중교통 이용률 향상을 위한 출‧퇴근 시간대 버스 이용요금 인하 ▲학생과 임산부 등을 시작으로 요금 무료화 확대 ▲출‧퇴근 시간대 버스 배차간격 조정 등을 교통 체증 해소방안으로 제시했다.  

행복도시건설청과 LH, 세종시, 세종시경찰청 등 관계 기관은 아직까지 이와 관련한 별도 대책은 제시하고 있지 못한 상태다. 

출‧퇴근 시간대 교통관리 경찰 2~3명 파견으로 신호 주기만 관리해주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