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행복도시 건설 2단계 종료, '성적표'는

[시리즈 上] 행복청, 15일 '행복도시 2단계 건설사업 평가' 용역 결과 발표 자족성장기이나 여전히 중앙행정기관 이전기에 머무른 현실 44개 중앙행정기관, 16개 국책연구기관 이전은 분명한 성과... 플러스 알파는?

2020-12-15     정은진 기자
2020년
 
글 싣는 순서

(上) 행복도시 2단계 마무리, 현재 성적표는

(下) 2030 행복도시 밑그림 재구축, 보완점은?

[세종포스트 정은진 기자]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2단계가 마무리되고 있는 2020년. 

2021년부터 2030년 도시완성기를 앞둔 현주소는 과연 몇 점을 받을 수 있을까

2007년부터 2015년까지 초기 활력단계(중앙행정기관 이전기), 2016년부터 2020년까지는 자족적 성숙단계(자족기능 유치기)는 온전한 과정을 밟고 있을까. 

시기만 놓고 보면, 행복도시 건설은 반환점을 돌았다고 과언은 아니다. 이제는 2030년 완성기까지 도시 전반의 청사진을 그려야하는 문턱에 진입한 셈. 

행복도시건설청이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진행한 용역에서 찾아볼 부분이 적잖다. 용역안은 2단계가 마무리되는 현재를 되돌아보고, 10년 후 청사진을 함께 그리는 내용을 담았다. 

행복청은 15일 오전 10시 국토교통부와 공동으로 추진 중인 '행복도시 2단계 건설사업 평가 및 향후 발전방향' 연구용역 최종 보고회를 마무리했다. 

국토연구원 도시연구본부가 지난 4월부터 연구를 수행해왔고, 여기에 행복도시건설추진위원회와 도시·건축·교통·조경 총괄자문단 등 외부 전문가 자문을 거치며 연구 결과의 완성도를 높였다. 

 

#. 아쉬움 남는 2단계... 여전히 중앙행정기관 기능 강화에 그쳐 

연구 결과 행복도시 건설사업 2단계 자족성장기에도 미뤄진 중앙행정기관 기능 이전이 지속됐다. 

행복청과 연구기관은 국가 행정기관의 안착이란 성과로 뽑았으나, 실상은 조금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앙행정기관은 사실상 2015년까지 마무리됐어야 목표에 부합했으나, 행정안전부는 2013년 세종시로 입지를 정하고도 2019년에야 내려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역시 같은 해가 돼서야 왔다. 

여성가족부와 중소벤처기업부 이전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뒤늦게나마 내려온 것 자체는 성과이나 행복도시 건설 로드맵과는 거리가 있다는 뜻이다. 

그래도 성과 지표를 다시 보면, 세종시에 안착한 중앙행정기관은 44개에 이른다. 인력으로 따지면 17만 3000명이다. 2017년까지 3만 7000명 규모로 세종시에 둥지튼 16개 국책연구기관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이들을 중심으로 한 주거수요는 주택 12만호 공급으로 반영했다. 이는 현재의 세종시가 있게된 발판이 됐다. 주거 확대 나비효과는 공원‧의료‧복지‧학교 등의 도시기반시설 확충 등 정주여건 개선으로 이어졌다. 11월 기준 인구는 35만여 명(행복도시 26만여 명)을 넘어섰다. 

#. 자족기능 부재, 교통 불편, 주변 도시 상생 난제 등 숙제 노출 

결국 남아있는 숙제는 분명하다. 

대학‧기업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가 여전히 미진한 상태에 머물러 있고, 국회와의 원거리로 인한 행정 비효율과 교통 민원 과다, 주변 도시와 상생 지수 퇴색 등이 그것이다. 

많은 중앙행정기관과 국책연구기관이 이전했으나, 정작 입법부와 분리된 8년은 국가정책 질 저하와 업무 비효율이란 새로운 과제를 안겼다. 

국회 세종의사당의 조속한 설치가 3단계 기간 절실해진 배경이다. 

자족도시로 나아가는 과정도 그리 순탄치 않다. 스스로 힘으로 걸어나갈 수 있는 힘을 갖춘, 즉 자급자족이 가능한 도시를 뜻한다. 

주변 도시의 '베드타운'이란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도 여전하다. 향후 교육시설과 탄탄한 문화기반을 비롯해, 기업과 대학 등의 유치 기반 확보에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운전자 VS 보행자’ 가치가 대립하는 구도 아래 교통 불편은 시민들의 제1민원으로 굳어진 지 오래다. 

대중교통중심도시를 지향하나 대중교통 이용률은 정작 높지 않고, 대전과 청주 등으로 향하는 도로의 출‧퇴근 시간대 극심한 차량 정체도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택시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 ‘광역시로는 유일하게 KTX 역사를 갖추지 못한 도시’, ‘지선과 비알티 버스간 연계성 저하’ 등 전반에 불만이 깔려 있다. 

다만 보행자와 1인 교통수단 선호 시민들 입장에선 어울링과 전동 킥보드, 전기자전거로 다변화되고 있는 흐름에 만족감을 표하기도 한다. 아이를 둔 학부모 입장에서도 최대 20km/h 이하 속도제한과 안전 보행로 조성에 안도한다. 

충북과 대전 등 인근 지역의 발목잡기, 이에 대한 세종시의 유연한 대응도 남은 10년의 숙제다. 신도시와 읍면지역간 개발 격차를 바라보는 간극을 줄일 필요성도 다분하다. 

#. 만나본 시민들의 2020년 현주소 평가는

본지는 행복청 용역 발표안 자료에 입각, 세종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아봤다. 행정기관과 언론기관 사이에서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 지가 자못 궁금했다. 
 
당장 일각에선 행복도시건설청이 관장하는 신도시만을 놓고 평가하는 것 자체에 아쉬움을 표했다. 행복청과 세종시간 보다 긴밀한 협력 관계 구축과 원활한 업무 이관을 바라는 목소리도 담겼다. 

대중교통을 떠나 전반 교통 인프라 개선 요구도 나왔다. 대학교 유치 실패와 소극적인 기업 유치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다양한 지역‧세대로 모여든 신도심 주민들에 대한 맞춤형 정책 부재도 꼬집었다. 

세종시 6년 거주자인 시민 한모(29‧새롬동) 씨는 "올해 행복청의 가장 큰 실패는 대학유치다. 자족기능을 따질 때, 대학을 비롯한 교육, 그리고 그것을 연계할 기업을 유치하는 게 무척 중요하다“며 ”큰 기업유치도 부족할 뿐더러 고등 교육의 인프라 형성이 어렵게 흘러가고 있는 점이 아쉽다. 산업에 맞는 대학과 대학원을 유치해 유기적인 흐름을 조성해야 하는데, 행복청의 산업 방향성에 엇박자가 나고 있는 것 같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세종시 4년 거주차인 시민 정모(39‧아름동) 씨는 "대중교통만의 문제가 아니다. 도로가 좁게 설계된 것을 비롯해 주차문제, 출퇴근 정체 문제 등 전체 교통 여건이 조화롭지 않다. 시민 중심으로 확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문화예술과 다양성 연구를 하는 최모(고운동‧46) 씨는 "신도심이라는 자체가 실질적으로 다양한 사람이 만나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특성이 있다. 그동안 이 부분이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고 제언했다. 

그는 이어 "문화적 융합을 넘어 사람과의 사이가 다양하게 연결될 수 있는 정책이 많이 생기면 좋겠다. 도시만 발전되는 것이 아니라 도시가 갖고 있는 성격,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의 성격까지 접목해 발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여‧야 정치권 인사들의 이야기도 들어봤다. 

야당인 국민의힘 소속인 최민호 전 행복도시건설청장은 "행복청은 예정지역만 관할 하는 기관이다. 시민들이 예정지역만으로 이뤄진 행복청 조사를 보고 직관적 인식을 하기는 어렵다”며 “이제는 세종시와 행복도시를 따로 생각할 수 없는 시점에 와있다. 연구용역 또한 자족기능과 인구성숙 등 요소적인 것으로 보기보단 도시 전체의 재정자립도와 함께 앞으로의 예측까지 함께 도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모든 관점이 ‘세종시’란 도시 전체를 관통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성수 세종시의원은 "행복도시를 비롯한 세종시는 도시가 갖춰야 할 인프라, 즉 문화예술과 의료, 산업 등이 아직 '성숙'의 단계라고 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올해까지 마무리될 2단계 개발, 즉 자족적 성숙단계에서 집중적인 투자가 있어야 했는데 정부 투입 예산의 한계에 직면했다. 앞으로 도시 비전이 다각도로 제시되어야 할 것"이란 의견을 내비쳤다. 

시민사회나 정치권이나 목소리는 한결같았다.

도시 성장도 중요하지만 성장이 성숙으로 도모되려면, 도시를 이루는 다양한 요소들이 균형적으로 접목되고 이에 따른 정책도 유기적으로 접목되어야 한다는 점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