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의회 '현재의 고통', 성장통으로 바꾸려면

[특별기고] 김해식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상임 대표 "시의회에 바라는 건 완벽이 아닌 잘못을 인정하고 발전하려는 노력"

2020-10-30     김해식 상임 대표

지난 9월 17일 언론 보도로 시작해 10월 22일 국정감사까지. 

그동안 제기된 세종시의회 의원들의 비위와 의혹들을 지켜보는 시민들은 부끄러웠고 당혹스러웠다.

행정도시에서 행정수도로 발돋움하는 세종특별자치시 광역의원의 행동이라고 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재확산 움직임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내던 지난 9월. 다중이용시설 출입 시 적어야 하는 방명록을 허위로 기재한 한 시의원. 이는 방역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던 시민들을 허탈하게 했다.  

그리고 조치원 개발예정지를 부인 등 일가 친척이 매입해 시세 차익을 얻은 부동산투기 의혹은 내 집 한 칸 마련하기 힘든 시민들을 분노하게 했다.

한 시의원 아들의 채용비리 의혹은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라 취업에서도 불평등한 현실을 보여줘 취업준비생을 좌절하게 했다.

세종의 이웃인 대전시의회 또한 올해 6월 의장선출 파행으로 홍역을 앓았다.

하지만 대전시의회는 곧바로 의정혁신추진단(TF)을 구성했고 3개월간 논의를 통해 얻은 혁신과제를 발표했다. 시의회의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애쓴 결과다.

대전시의회는 소통하는 의회를 위해 시민사회 정책포라(Fora), 시민패널 제도 등을 운영하고, 신뢰받는 의회를 위해 원활한 원구성과 윤리자문위원회 구성,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세종시민이 세종시의회에 바라는 것도 이런 모습이 아닐까?

세종시는 완성된 도시가 아니다. 다 성장하는 도시이다. 시도 그렇고, 시의회도 그렇고, 물론 시민단체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성장의 시기에서 어렵고 힘든 일은 발생할 수 있다. 그런 것을 성장통이라고 한다. 바르게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고통의 순간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그 고통이 피가 되고 살이 되어 성장할 지, 아니면 멈추어 퇴행할 지가 결정된다.

세종시의회는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아 이번 사태를 성장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우선 법적으로 설치근거가 마련되어 있는 행동강령자문위원회를 시급히 구성해 문제가 있는 시의원에 대한 심사에서 시민의 목소리를 담아내야 한다.

그리고 의원과 외부 전문가, 시민단체로 구성된 의정혁신추진단을 통해 세종시의회의 혁신과제를 도출해 세부적인 계획과 개선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세종시의회의 의정구호는 ‘행정수도 세종, 시민중심 열린의회’.

이제라도 시민들과 이에 걸맞은 소통을 위해 의회 문턱을 낮추고 의원 스스로는 자세를 낮춰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길만이 지금의 이 고통을 성장통으로 바꿔내는 유의미하고도, 유일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