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수목원‧중앙공원’ 이동 대란, 관계기관 속수무책

개장 수목원, 주말 2만여 명 방문... 불법 주차, 양방향 1차로 점유 만연 300m 차량 대기 행렬... 불법 주차, 국무조정실 앞 회전교차로까지 쭈욱 5000명 동시 입장에 주차면수는 1000대 뿐... 중앙공원 개장도 빨간불 65ha 내부 이동은 아무 준비 없이 ‘도보’만 가능... 호랑이 열차도 물음표

2020-10-19     이주은 기자

[세종포스트 이주은 기자] 지난 17일 개원한 ‘국립세종수목원’. 시민들의 기대만큼 많은 시민이 수목원을 방문해 가을을 만끽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일명 개장 효과 탓인지, 세종호수공원 등을 포함한 중앙녹지공간 일대는 모처럼 만에 가을 축제 현장처럼 붐볐다. 

문제는 오가는 길목에서 직면한 ‘주차대란’. 

편도 2차선 도로의 한 차선은 불법 주차한 차량들로 양방향 200~300m 이상 점거돼 결국 이 도로는 1차선 구실밖에 하지 못했다. 길게는 수목원 입구부터 호수공원 시설관리사업소를 지나 국무조정실 회전교차로까지 불법 주차가 이어졌다. 

동시 입장 인원은 5000명인데 반해, 주차면수가 500대에 불과한 현실 때문이다. 이날의 ‘주차 대란’은 어쩌면 예상된 수순이었다.

교통망 난제 이어받아 '주차 대란'까지

아니나 다를까. 지난 주말 수목원을 찾은 방문객은 2만 명이 넘어섰다.

17일 임시 개원 당일 누적 관람객은 6400여 명이었고, 18일 일요일 수목원을 다녀간 방문객이 1만 5000여 명을 넘어섰다. 

소위 ‘오픈발’이라고 해도 ‘만원 주차장’은 이미 예견된 사태. 더구나 수목원의 사계절 전시온실은 11월 첫 주까지 예약이 모두 매진돼 있어 수목원 방문 인원은 앞으로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시민 A 씨는 “들어가는 차가 너무 막혀 돌아왔다”며 “수목원만 오픈해도 이렇게 차가 막히는데, 중앙공원마저 오픈하면 주차 지옥이 따로 없을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시민 B 씨는 "차가 계속 막히고 불법 주차가 만연하는데도, 산림청과 세종시, 행복청, 경찰청 등 관계 기관에선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아 방치하는 느낌마저 들었다"며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호수공원에 주차한 뒤 걸어가는 방법을 택하자는 팁(TIP)이 벌써부터 시민들에게 전파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목원 측은 “아직 개장하지 않은 중앙공원 주차장도 임시로 확보해 총 1000여 대의 주차공간을 제공했다”며 “수목원 맞은편 임시 주차장도 적극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럼에도 중앙공원 주차장 500면 임시 사용이 영원하지 않다는 점은 숙제다.  

중앙공원 담당자는 "수목원 오픈으로 지난 17~18일에는 중앙공원 내 500여 대의 태양광 주차장 사용을 허가했지만, 앞으로 주차장 공유에 대한 사항은 추후 논의해봐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중앙공원 개장일은 또 다시 21일에서 계속 늦어지는 양상이다. 

관계 기관에선 10월 중 오픈이란 얘기를 반복할 뿐이다. 수목원과 중앙공원 등 중앙녹지공간으로 통하는 도로와 주차 상황은 앞으로도 세종시 교통망의 최대 난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광활한 수목원 & 중앙공원 이동은 ‘걸음’ 뿐?

혼잡한 외부 교통을 가까스로(?) 극복하고 내부 수목원에 안착해도 또 다른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65ha의 광활한 면적을 자랑하는 수목원 내부의 현재 교통수단은 ‘걸음’ 뿐이다.

산림청에선 국립백두대간수목원과 같이 ‘호랑이 전기 셔틀버스’ 운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협의 중이라 구체화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호수공원에는 어울링과 일레클 등의 자전거가 비치되어 이동 수단으로 활용되나, 수목원에선 이들 교통수단마저 출입 금지다. 수목원 측은 자전거와 킥보드 등의 반입 금지를 공지하고 있다. 

51ha의 1단계 중앙공원은 어떨까?

중앙공원은 내부 교통수단으로 공공자전거 '어울링'과 민간 공유 전기자전거 '일레클' 도입을 검토 중이다. 또 수목원의 호랑이 전기 버스 같은 역할의 ‘자율주행차 또는 미니버스’가 논의되고 있다.

세종시에서 주관하는 이 사항도 아직 결정된 것은 없고 빨라야 11월 중 구체화 된다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결국 현재로선 수목원과 중앙공원 내부를 이동할 때, 걷기 외엔 별다른 선택지가 없어 보인다. 행복도시건설청이 한때 검토한 순천만정원의 소형 무인자동궤도 운행차량(PRT) 논의도 멈춰선 지 오래다. 

개장이 여러차례 연기되면서도 보완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건, 시민 입장에선 답답한 대목이다.  

현장에 가보고 또 관계기관 취재를 종합한 결과, 산림청과 행복청, 세종시, LH, 경찰청간 원활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모양새다. 

주차장 공유 자체도 상호 논의가 어려운 마당에 내부 교통수단의 상호·공유 교통수단 운영은 ‘한여름 밤의 꿈’ 같은 이야기로 다가온다. 

시민 C 씨는 “누가 운영을 하는지, 시민들이 어떻게 일일이 알겠냐?”며 “탁상행정과 분절된 행정으로 단절된 시 운영이 아니라 거국적인 시각으로 운영돼 시민이 편리한 '세종시'가 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앞으로 산적한 숙제가 많아진 ‘중앙녹지공간’. 내·외부 교통대란의 해결을 위해 관계기관과 세종시의 조속한 대책이 필요해 보이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