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타래 같은 '곤드레꽃', 어머니를 떠올린다

['장석춘의 詩골마실' 14편] 원래 이름은 고려 엉겅퀴

2020-10-10     장석춘

-실타래 같은 곤드레꽃-

 

실타래 풀어 손길 얹으니

 

어머니 품속처럼 달고 포근하다

 

곤드레꽃 지고 나면

 

가을도 저 언덕을 넘어가겠지

[작품노트]

 

장석춘

우주에서 내려온 행성인가, 가을이 깊어지는 밭 한 자락에 곤드레꽃이 피었다. 곤드레의 원래 이름은 고려엉겅퀴이다.

 

줄기가 사방으로 어수선하게 자라는 모습에서 ‘술 취한 사람’을 연상케 하여 유행가 가사에도 그 이름을 올렸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비유가 딱 들어맞지 않는다.

 

감자, 옥수수와 함께 구황식물이었던 곤드레는 식물성 단백질, 칼슘, 인, 철분 등이 풍부하다. 5, 6월에 나물을 말려 양념장에 비벼 먹는 곤드레밥은 우리에게 익숙한 메뉴이다. 밥과 죽 이외에도, 국, 찌개, 무침, 전, 튀김, 장아찌 등 다양하게 요리하기도 한다.

 

곤드레꽃은 따스함이 느껴지는 실타래 같은 꽃이다. 어머니의 손길 따라 한 올 한 올 엮이면 시린 손 감싸주는 엄지 장갑이 되고, 무릎 덮개도 된다.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 포근한 어머니의 정이 그리울 때, 저 곤드레꽃이 마음속에 활짝 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