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경제축 '복합상업시설', 사례로 본 세종시 미래

[상권 활성화 시리즈 중] 세종시 특성에 맞는 미래 전략 마련 절실 ‘세종형’ 복합상업시설을 기대하는 세종시민... 스타필드 등이 롤모델? 경기도 기흥 복합상업시설, 동서남북 집객효과 주목 유니버설스튜디오와 디즈니랜드, 마블테마파크 등 연관 시설 유치도 대안

2020-08-26     이주은 기자

 

 
글 싣는 순서

상. 세종시 상권 침체 여전, 더욱 걱정되는 하반기

중. 수도권 경제축 '복합상업시설', 사례로 본 세종시 미래

하. 대전시 '아울렛' 속속 개점, 세종시 상권 차별화 절실

[세종포스트 이주은 기자] “세종은 돈 쓸 곳이 없네요.”

최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리빙파워센터로 쇼핑을 다녀온 시민 A 씨는 세종시 쇼핑몰에서 상대적 아쉬움을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 “세종에서 쇼핑 등 소비를 하고 싶어도 살 곳이 없다”는 얘기는 이미 공감대를 형성한 지 오래다. 

쇼핑하기에는 브랜드 경쟁력이 너무 약하고, 아이들과 함께 가기엔 어린이 놀이시설이 부족하다는 인식도 강하다. 

A 씨가 비록 수도권에 속하나 1시간여 거리에 위치한 기흥의 쇼핑몰로 원정 쇼핑에 나선 배경이다. 기흥은 아울렛과 이케아 등 젊은 층이 선호하는 다양한 쇼핑몰이 위치해 있어 연계 방문도 가능한데다, 지난 5월에는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복합쇼핑몰인 리빙센터까지 오픈했다.

중요한 건 이 세 쇼핑몰이 지근거리에 있어 커다란 트라이앵글 쇼핑단지를 형성한다는 점이다.

프리미엄

1시간 거리 '기흥 쇼핑단지', 세종시 상권 위협

기흥 쇼핑단지는 위로는 용인과 서울 강남, 아래로는 경기 안성과 천안에 멀리는 충청권까지 쇼핑 인구를 흡수할 수 있는 입지로, 세종시 상권 수요를 일부 흡수하고 있다. 

게다가 경부고속도로와 인접해 경기 남부권은 물론 서울 거주자들의 방문도 유리하다. 가깝게는 동탄, 수원에서도 30분 내 접근이 가능해 남부지역의 쇼핑 메카로 성장할 가능성을 품었다.

리빙센터는 지난해 12월 문을 연 이케아 기흥의 바로 맞은편에 있어 길 하나만 건너도 방문이 가능하다. 여기에 걸어서 약 5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에는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기흥점도 자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경기 남부권 최대 규모의 쇼핑 특구가 형성됐다고 말할 정도.

리빙센터

직접 가본 ‘기흥’의 쇼핑지도는 어떨까?

시민 B 씨는 “아울렛과 이케아도 있어 좋지만, 온 가족이 실컷 구경할 수 있는 리빙센터가 생겨서 너무나 만족스럽다”며 “각자 원하는 취향대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리빙센터가 관심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몰링컬처’의 최적화 거점이라는데 있다. 몰링컬쳐란 쇼핑 뿐만 아니라 도서관이나 영화관, 콘서트, 게임장 등 다양한 문화생활까지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말한다. 단순히 물건만 사는 기존의 쇼핑몰 공간이 아니다.  

B 씨는 “아빠는 핸드폰과 전자기기를 사고, 엄마는 가구와 생필품 쇼핑을 했다”며 “무엇보다 가장 큰 만족은 집라인과 놀이기구를 탄 아이들이다. 온 가족이 만족하는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야외 수영장도 코로나19가 진정되면 가고 싶다고 덧붙인다.

한 공간에서 모두가 만족하는 ‘몰링’이야말로 젊은 층이 선호하는 쇼핑 트렌드다. 그야말로 '먹고, 놀고, 입고' 3박자가 한 공간에서 편한 코스라는 말이다.

시민 C 씨는 “직접 와보니 지갑이 쉽게 열리는 구조로 만들어졌다”며 “세종시에서는 쇼핑을 작정하고 갔는데도 살 것이 없었는데, 여기서는 온 가족이 만족하니 소비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또 “세종시에도 ‘스타필드’처럼 복합쇼핑몰이 생겨 세종시에서 역내 소비를 했으면 좋겠다”는 희망 사항을 드러냈다. 

시민들의 이 같은 바램을 역으로 말하면, 세종시 상권의 위기다. 가뜩이나 인근 대전시에 복합 쇼핑몰이 내년까지 2곳이나 들어서면서, 세종시 상권이 회생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어서다. 

서울 수도권 벤치마킹 사례지는 또 어디?

서울 수도권에 돋보이는 복합상업시설을 꼽으라면, 단연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이다. 국내 최대 랜드마크시설인 만큼 타워를 중심으로 스카이전망대와 명품 백화점, 면세점, 쇼핑몰, 대형마트에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결합해 국내외 다양한 수요를 끌어당기고 있다.

체험형 쇼핑몰의 선두주자로는 경기도 고양시의 스타필드를 눈여겨볼 만하다. 초대형 복합쇼핑몰 형태의 스타필드와 지역 특성에 맞춘 핵심시설 집약형 스몰 스타필드는 쇼핑과 엔터테인먼트 시설이 결합한 국내 대표적인 소비공간이다.

세종시에서 가장 가까운 스타필드로는 2020년 하반기에 안성점이 오픈을 앞두고 있다. 안성점은 기흥점과도 거리가 가까워 수도권과 충청권 쇼핑 인구를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하남과 코엑스몰, 고양점 스타필드는 초대형 복합몰로 수도권에서 운영 중이고 위례, 부천, 명지점은 지역 특성에 맞춘 핵심시설 집약 스몰 스타필드로 자리 잡았다.

인천 송도의 커넬워크는 세종시의 반면교사로 삼아볼 만하다.

커넬워크는 당초부터 고분양가로 인한 분양실패와 오픈형 스트리트몰의 특성에 기인한 계절적인 문제점과 동선계획의 한계를 품고 있다. 이 같은 문제점은 상권 활성화의 실패로 이어졌고, 인접 송도현대아울렛과 트리플스트리트 상권에게 밀리며 실패한 상권의 대표 사례가 됐다.

해외 벤치마킹 사례,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경기도 기흥이 동서남북 수요층을 겨냥한 전략으로 도시 활성화를 가져오고 있는 만큼, 세종시가 벤치마킹을 할 필요성은 충분하다.

싱가포르 등 외국 사례도 세종시에서 참고할 만 하다. 

서울보다 작은 나라, 싱가포르. 오직 쇼핑만을 위해 갈 만한 이유를 제공하는 싱가포르는 쇼퍼들의 천국으로 유명하다.

물론 지금은 코로나19로 여행이 어렵지만, 마리나베이를 다녀온 사람이면 “쇼핑을 3박 4일 해도 모자라다”고 말하기도 한다.

마리나 베이는 각 국가별 브랜드 쇼핑몰뿐만 아니라 엘렉트라 분수 쇼, 인접한 사이언스 홀, 가든스 베이까지 다양한 문화 향유 시설이 포진해 있어 여행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크기가 작아도 매력적인 시설로만으로도 인구 유입이 가능하다는 것은 세종시에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이제라도 다양한 가능성 열어두고 민자유치해야 

유니버셜

이처럼 국내·외 사례와 똑같은 시설과 기능은 아니더라도, 세종시만의 특화 전략은 반드시 마련해야 할 필요성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그렇지 않고선 자족성장 도시는커녕, 주변 지역의 위성도시이자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그동안 공공투자에 기댄 시설 인프라 구축의 한계다.  

앞으로 민간 투자유치가 아니고선 자족 기능 활성화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중론.  

실현 불가능한 시설로 다가오는 유니버설스튜디오나 디즈니랜드 등 세계적인 테마파크를 유치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제안이 쏟아지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의 한 예비후보는 중앙공원 내 '마블테마파크'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이는 많은 관람객을 불러들이는 집객 효과가 있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한몫할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물론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접근법은 전혀 달라진다. 

마블테마파크

 

유니버셜스튜디오에서

행정수도와 스마트시티 등 2가지 테마에 모티브를 둔 세종형 테마파크도 아이디어 차원으로 제시되고 있다.  

비록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세종시에서 '무한한 가능성'이란 단어는 여전히 유효하다.

아직 ‘여백’이 많은 세종시의 빈 땅. 세계적인 랜드마크가 들어설지, 옹색한 건물로 마감될지 중차대한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공교롭게도 2020년은 행복도시 건설계획상 2단계이자 자족성장기 마무리 시점이나 2~3년은 뒤쳐져 있다는 게 민간·공공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