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예술고 학부모 다수, "기숙사 설립 필수" 주장

(가)기숙사건립추진위원회, 전체 학부모 상대로 설문조사... 69% 응답 건립 긍정성 84.5% 압도적... 외부 학생 선발 비중 확대도 어필 '건립 불가, 내부 학생 선발 확대' 방향인 시교육청과 상반된 입장

2020-08-10     정은진 기자

[세종포스트 정은진 기자] "2018년 세종예술고 개교 입학 전형부터 기숙사 건립 계획이 없다는 사실이 공표됐고, 앞으로는 외부가 아닌 지역 학생 중심의 선발 전형으로 바꿔갈 예정"이라며 사실상 기숙사 신설에 반대 입장인 학교 측과 세종시교육청. 

또 다른 교육 주체인 학부모들의 입장은 어떻게 모아지고 있을까. "기숙사가 필요하고 내부보다 외부에서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는 상반된 방향성을 나타냈다.  

(가칭)세종예술고 기숙사건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이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전체 학부모 233명 중 161명(69%)이 설문에 응했다.

추진위 관계자는 "세종포스트가 지난 1일 자로 보도한 내용 중 시교육청 입장 자료는 기숙사 건립 쟁점과 동떨어져 있다"며 "이에 기숙사 부재 문제를 세밀히 짚어보는 학부모 대상 설문조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추진위 결론은 '기숙사 신설'로 모아졌다. 설문조사에 응한 161명 중 136명(84.5%)이 긍정론에 무게를 실었다. 부정론은 12명(7.5%)으로, '잘 모르겠다'는 의견 비중(7.5%)과 같았다. 

다만 긍정론이 바로 기숙사 입사 희망 여론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신축 기숙사에 입사 희망자는 103명(65%)으로 줄었고, 42명(26.1%)은 입사시킬 의사가 없다는 입장으로 답변했다.  

응답자의 67.1%(108명)가 신도시 내부, 3.7%가 읍면지역이란 가까운 거리에 거주하고 있음에도 기숙사 신설의 긍정성에 주목했다. 지역 내부 선발 비중이 절반(50%)인 점을 감안하면, 지역에서도 교통이나 거리 등의 문제로 기숙사 입사 희망 수요가 많다는데 주목했다.

거주지 형태로 보면, 현재 대다수(146명)는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거주하고 있다. 친인척(3.1%)과 도시형생활주택 또는 오피스텔 자취(6.2%)로 집계됐다. 

이 같은 결과는 세종예술고가 제출한 자료와 대동소이한 지표로 보면서도, 기숙사가 없는 현주소를 정확히 드러내주는 자료로는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단적인 예로 아이의 세종예술고 진학을 위해 세종시로 이사온 비중이 약 1/5(19.3%)에 가까운 상황부터 전했다. 자녀 학업을 위해 거주지까지 옮기는 비중이 적잖다는 분석이다. 부모가 직접 학생들을 통학시키는 비율도 1/3 수준(35.4%)을 넘어섰다. 

추진위는 "85%에 가까운 긍정적 답변은 기숙사 건립에 대한 매우 큰 열망을 의미한다"며 "조사 결과 지역 내에서도 기숙사 수요가 적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타지 비중을 높여갈 경우, 위원회는 또한 관외 비중을 늘릴 경우 기숙사 입사 희망 비중 또한 비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학부모들은 장래 기숙사 운영의 긍정적 효과에도 주목했다.

학교의 학사 운영과 아이들 학습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응답이 80.7%로 나타나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란 의견(11.2%)을 압도했다. 기숙사 운영이 학교 발전에 미치는 영향 측면에서도 78.9%가 우수 인재 확보 등 긍정적 응답을 내놨다. '잘 모르겠다'와 '무관하다'는 답변은 합계 16.8%로 집계됐다.  

학생 선발전형 방식에서도 시교육청 및 학교 측과 간극을 드러냈다. 

현행 '외부 50% : 내부 50%'  선발방식에서 외부 비중을 더욱 늘려야 한다는 의견(46%)으로 상반됐다. 현재 방식 유지안(42.9%)도 많았다. 학부모의 방향성이라면 기숙사 신설 등의 대안 마련은 필요한 요소로 부각된다. 

반면 내부 학생 비율 확대 의견은 1.9%에 그쳤고, '큰 상관이 없다(학교 발전과 무관)'는 의견은 8.1%로 조사됐다. 

추진위는 "학부모들은 외부 학생 유치 비율을 점진적으로 상향시켜야 한다는데 의견으로 주를 이뤘다"며 "외부 비율을 점차 확대해야 학교의 경쟁력 제고와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학부모들이 이 같은 인식을 표출하면서, 세종시교육청과 학교 측의 입장 변화가 찾아올 지 주목된다. 다만 기숙사 건립 예산을 감안할 때, 현실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타 시·도 전례로 보면, 한 건물에 예술고 등을 포함한 타지 아이들을 동시 수용하는 '학사관 제도' 등의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라는 일각의 주장도 나온다. 당장의 기숙사 부재 문제를 해소하는 한편, 타 지역 인재 영입의 장이 될 수 있다는 포석이다. 다만 이는 세종시 등의 지원을 필요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