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개구리가 거꾸로 던지는 메시지는

['장석춘의 詩골마실' 8편] 시가 있는 고을로 마실가다 연재 시리즈

2020-07-10     장석춘 시인

<청개구리의 생각>

 

인간 세상은 참 이상해
 

반대로 딴짓하면

 

청개구리라 비꼰다지
 

엇나가고 있는 것이 누군데
 

나는 내 생각대로 잘 살고 있거든.

[작품 노트]

 

장석춘

촉촉한 나뭇잎 위에서 청개구리가 인간 세상을 향해 뭔가를 말하고 있다.

 

‘​청개구리’하면 먼저 떠오르는 이야기가 있다. 매사를 반대로만 하던 아들 청개구리가 엄마가 죽고 나서 비만 오면 무덤이 떠내려갈까 걱정이 되어 슬피 운다는 내용이다.

 

아들 청개구리는 평소 자신의 언행을 크게 뉘우치고 엄마 유언대로 강가에 무덤을 만든 것이다. 이 설화에는 불효하지 말고 부모님 말씀 잘 듣는 착한 어린이가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그런데 청개구리는 왜 자기가 이런 설화에 엮이게 되었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환경에 맞춰 색깔이 변하며 잘 적응하고 있는데 말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는 몰개성화(deindividuation) 시대에 자기의 주장, 생각을 말하면서 개성 있게 살라고 일침을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