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확 바뀐 세종시 '복컴 수업'

교실 칸막이, 마스크, 항균티슈, 좌석 거리두기 필수... 새로운 풍경 3D 프린팅 펜 등 색다른 커리큘럼도 눈길... 학교와 차별화된 배움의 기쁨

2020-06-12     이주은 기자

[세종포스트 이주은 기자] 세종시 복합커뮤니티센터(이하 복컴)는 코로나19 확산 전까지만 해도 주민들의 교류 공간이자 아이들의 방과후 프로그램 운영으로 자리매김했다. 

한동안 폐쇄된 복컴 6곳이 지난 8일 일제히 문을 열고, 36개 마을방과후 프로그램 운영을 시작했다. 아름동과 고운동 남측, 새롬동, 한솔동 정음관, 보람동, 대평동 복컴이 그 현장이다. 

오랜만에 문을 연 복컴의 풍경도 사뭇 달라졌다. 

실제 아름동 복컴 수업 현장을 가보니, 수업 전 체온 측정과 손 소독은 기본이고 자신이 앉을 책상을 항균 티슈로 닦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엄격한 관리가 이어졌다. 칸막이 책상과 학생들 간 거리 두기, 모둠수업 없이 각개전투 학습 분위기도 이제는 자연스런 모습이다. 

프로그램의 변화도 일부 엿보였다. 프로그램은 늘 아이들 눈높이와 선호도에 맞춰 마련되지만, 새로 개설된 수업들도 눈에 띄었다. 

영화와 클래식을 접목한 예술융합 수업, 책 속에서 나온 뮤지컬단, 나도 이제 스톱모션애니메이터 등 각 복컴별로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참신한 주제의 수업이 눈길을 끌었다.

'3D 프린팅 펜' 수업은 초등 4~6학년을 대상으로 하는데, 언제나 치열한 경쟁률을 보일 정도로 인기 만점이다.

강단의 선생님이 “3D 프린터의 전 단계가 바로 이 3D 프린팅 펜입니다”라고 설명하자, 아이들은 “우와”란 탄성을 터트렸다. 평면 프린터만 익숙한 사람에게는 그야말로 새로운 세계.

새로운 것을 접하는 아이들이 흥미 있게 수업에 임하는 모습은 사뭇 진지하다. 이모(12·아름동) 군은 “그동안 코로나로 너무나 답답했는데 수업을 들을 수 있어서 기쁘다”며 “3D 프린팅 펜으로 제가 좋아하는 포켓몬스터 캐릭터를 만들 계획이에요”라며 즐거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런데도 ‘앎의 기쁨’을 위해 수업에 임하는 아이들.

마스크를 쓰고도 즐거운 웃음이 새어 나오는 세종의 복컴 교실이 이채롭게 다가왔다. 학교 현장에서 채우지 못한 배움의 기쁨이 복컴에 있기에 가능한 일이고 학생들이 모여드는 배경이다.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를 동시에 맞닥뜨린 우리 아이들. 그 가운데 아이들의 ‘교육’이 있음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

“세상은 급변하고 있고, 전혀 생각하지 못한 상황으로 간다”며 “빠른 변화에 적응할 것”이란 <인에이터블 : 미래의 정체>에서 미래학자 케빈 켈의 주문, “전염병과 싸우는 유일한 길은 품위를 잃지 않는 일, 그 품위는 내 할 일을 하는 것”이란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의 한 문구가 이날 아이들 수업과 오버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