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사랑과 정성'이 깃든 젖풀

['장석춘의 詩골마실' 4편] 시가 있는 고을로 마실가다 연재 시리즈

2020-05-05     장석춘 시인

 

-젖풀-

 

자리다툼 없이 한쪽에 서 있어도

조금도 초라하지 않다

너는 네 몸 희생하여

노란 생명수를 내놓는다

세상이 환희에 차고 에너지 넘치도록

[작품 노트]

 

‘애기똥풀꽃’이 길가나 들에서 당당하게 피어있다.

 

줄기와 잎에 상처를 내면 노란색의 유액이 나오는데, 마치 아기 똥색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졌단다. 전혀 어색하지도 않고 참 잘 맞는 이름이다.

 

장석춘

고대 그리스신화에는 엄마제비가 눈 못 뜨는 아기제비를 위해 이 약초의 즙을 눈에 발라주었더니 신기하게도 눈을 떴다는 얘기가 있다.

 

그래서 생긴 꽃말이 ‘엄마의 사랑과 정성’이다. 이런 연유인지 ‘애기똥풀’보다는 어쩐지 ‘젖풀’이라는 이름에 더 이끌린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날이 연이어 들어 있는 5월이다. 가정의 달에 마주하는 젖풀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