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옛말, 깨끗해진 '세종시 대기질' 배경은

세종시 초미세먼지 수치,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5% 감소 계절관리제 정책효과와 기상영향, 코로나19로 둔화된 산업활동 등 다각적 요인 작용

2020-04-25     정은진

 

[세종포스트 정은진 기자] 세종시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전년 대비 27.5% 줄었다.

이는 계절관리제의 정책효과와 기상영향, 코로나19등 기타 요인에 따른 국내·외 배출량 변동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판단된다. 

계절관리제는 미세먼지 고농도 예상 시기에 맞춰 평소보다 강화된 배출 저감과 국민건강 보호 조치를 이행함을 뜻한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달까지 개정된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 21조에 따라 적용됐다. 

계절관리제가 도입 후 측정된 수치를 분석해보면, 전국 초미세먼지 평균농도는 24㎍/㎥로 지난해 같은 기간 33㎍/㎥에서 약 27%(△9㎍/㎥) 감소했다. 

세종시도 마찬가지 결과를 드러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초미세먼지 평균농도를 분석해보니, '좋음'(수치 15이하) 일수가 3배 이상 증가 했고 나쁨일수(수치 36이상)는 36% 감소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40㎍/㎥에서 29㎍/㎥로 평균 27.5% 줄어든 셈이다. 

전국 평균 수치 24㎍/㎥에 비하면 다소 높은 수치지만, 29는 '보통' 수준으로 일각의 '미세먼지 높은 도시, 세종시' 타이틀을 떼기에 충분한 수치다. 

충청권 또한 ▲충남 17% ▲충북 32% ▲대전 32% 감소세를 나타냈다.  

정부는 미세먼지 저감 배경에 계절관리제 시행이 자리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석탄발전소와 사업장, 항만·선박 분야 등 여러 부문에서 미세먼지 배출 감축 조치를 시행함에 따라, 약 30~40% 정도 초미세먼지 배출량이 감소됐고 이는 농도 개선에 큰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또 지난해부터 한국 정부와 중국간의 양해각서(MOU)를 통한 미세먼지 절감 협력으로 중국 대기질이 11% 정도로 다소 개선된 점도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봤다. 실제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위성사진을 보면, 중국의 질소산화물이 근래들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감축 요인이 세종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지리적 여건상 세종시는 중국발 대기흐름과 화력발전소가 밀집된 서해의 직·간접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계절관리제를 떠나 기상여건으로만 봐도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다소 유리하게 작용한 측면도 있다. 바로 강수량(111→206mm)과 동풍일수(7→22일)의 대기조건을 뜻한다. 비가 많이 내리고 동풍이 부는 날이 많아 미세먼지의 정체 현상을 해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코로나19 미스터리(?)도 또 하나의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되면서, 지구촌 사람들 이동과 산업 활동 둔화가 미세먼지 절감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새로운 해석이 나왔다.  

미세먼지 줄어든 맑은 하늘과 함께 강풍을 동반한 추운 날씨 또한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상청 대변인실은 "원래는 양쯔강 기단을 통한 이동성 고기압이 들어오면서 따뜻한 봄날씨가 형성되어야 한다"며 "현재는 상층에 있는 고기압이 확장을 하면서 상층의 한기가 하층부로 공급되고 있어 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즉 겨울에 불어야 할 시베리아의 북서풍이 이례적으로 불고 있어 추운 날씨가 반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상청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온도 또한 지난해 동기 대비 약 2도 가까이 낮아졌다. 지난해 4월 1일부터 23일까지 평균 11.7도였다면, 올해 같은 기간 평균 기온은 10.1도로 측정됐다. 기상청은 봄철 평균 온도가 2도 가까이 낮아지는 것은 드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정부는 미세먼지 저감 요인의 정확한 추가 분석과 북서풍, 기온저하 등의 현상을 종합한 뒤, 이달 말 이후 검토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한편,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는 지난 3월 뒤늦게 국회에서 법 개정안이 통과돼, 올해 12월부터는 더 강력하게 시행된다.

정부의 이러한 미세먼지 저감 조치가 '미세먼지 높은 도시, 세종시'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게 해줄지, 맑은 하늘의 지속 가능성을 부여해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