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잔치가 남긴 기록의 저편

['장석춘의 詩골마실' 3편] 시가 있는 고을로 마실가다 연재 시리즈

2020-04-19     장석춘 시인

잔치는 끝났어도

 

난무하던 말과 글 속에서
휘말려 어지러웠었다 

 

잔치판은 끝났어도
우리는 다 기억하고 있다

 

기록으로 남아 있으므로

[작품 노트]

 

장석춘

4·15 국회의원선거를 치르고 난 후 피로감이 밀려든다. 어째서 그럴까. 

 

많은 후보들이 표심을 잡으려고 유권자들에게 던진 말과 글 속에서 헤어나지 못해선가. 후보 선택에 있어 ‘장밋빛 공약’ ‘선심 공약’에 휘말려 판단이 흐려진 것은 아닌지…. 

 

우편으로 배달된 선거 공보물을 내가 앞으로 4년 동안 소중하게 보관해 두기로 한 것은 이유가 있다. 백지 위에 빼곡하게 채워져 글로 남아 있는 약속들이 지켜지는지 챙겨보련다. 모두 기록으로 또렷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헛공약이 아니길 바란다. 굴다리 벽에 기역과 리을, 이응, 치읓, 히읗들이 꼼짝 못 하고 붙어있다. 

 

사람들은 여기를 다니면서 저들이 숨 쉬는 생명체이길 바랄 것이다. 사라지지 않고 살아 있는 공약이길 원할 것이다. 세종시 두 당선자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