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기대작 ‘국립세종수목원’, 5월 개장

2017년 개원 목표 3년여 연기, 우여곡절 끝 본 모습  옛 장남벌판이 도심 속 울창한 숲으로 탈바꿈, 완전 개장은 10월 

2020-01-05     이희택 기자
2020년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2020년 세종시 변화 중 기대작을 엄선해볼 때, ‘국립세종수목원’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그도 그럴 것이 2017년 개장목표는 어느덧 3년이나 미뤄졌다. 2011년 멸종위기 2급종인 금개구리 발견을 떠나 지난 정부부터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궁색했던 결과다. 산림청이 각고의 노력 끝에 2019년으로 앞당기는 흐름도 나타났으나, 결국 재정당국에 의해 현재 상황을 맞이했다. 

오랜 기다림의 끝이어서일까. 시민들의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수목원 규모만 축구장 90개 정도라 하고, 국내 최대 호수공원에다 중앙공원 1단계 공간까지 시너지 효과가 눈앞에 선하기 때문이다. 

산림청(청장 박종호)도 세종시민을 넘어 전 국민의 기대를 잘 알고 있다. 지속가능한 명품도시에 부합하는 시설 가치도 절감하고 있다. 지속가능성은 경제성장과 함께 여러 사회집단의 화합과 환경보존이란 가치를 동시에 담고 있어서다. 

유엔이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추구해야할 17개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제시할 만큼 ‘지속가능성’은 국제적으로도 중요한 가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산림청은 “인간과 자연 사이의 균형과 조화를 통해 세종시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문화적 다양성을 높이는데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옛 장남평야 지대인 이곳에 기본설계(2013년)를 시작으로 사업착수(2016년) 과정을 착실히 거쳐왔다. 

기치는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국민이 행복한 도심형 수목원’으로 향하고 있다. 시민들의 다양한 참여를 기반으로 수목원을 운영하겠다는 협력적 거버넌스(collaborative governance)도 구상하고 있다. 오는 5월 준공 및 임시 개장을 거쳐 10월경 완전 개원으로 나아갈 계획이다. 

본지는 국립세종수목원 개장에 앞서 각종 시설물과 주제원에 대해 미리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국립세종수목원은 크게 ▲커뮤니티참여활동 지구 ▲정원전시·관람 지구 ▲식물교육·체험 지구로 나뉘어져 있다. 각 지구는 다시 다양한 주제정원(테마 가든)과 체험시설로 구성된다. 

√ 생활 및 후계목 정원‧축제마당이 있는 커뮤니티참여활동지구 

커뮤니티참여활동지구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행사가 진행되는 곳이다. 주요 시설로는 생활정원과 축제마당, 어린이정원, 후계목정원 등이 들어선다. 금강 뚝방도로 진입 기준으로 북동쪽에 포진하고 있다. 

생활정원에선 생활 속 먹거리 식물을 길러내는 활동을 통해 정원 가꾸기의 즐거움을 느껴볼 수 있다. 직접 길러낸 식물로 정원에서 요리사와 함께 요리하고 시식도 해봄으로써, 식물자원을 지속가능하게 활용하는 것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한다. 

축제마당은 식물과 예술을 결합, 독특한 문화 활동을 사계절 내내 향유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어린이정원은 어린이들이 자연과 함께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숲속 놀이터인 숲모험원 ▲측백나무로 만들어진 미로정원 ▲물놀이터 등을 갖추게 된다. 

후계목정원에선 천연기념물과 보호수의 후계목들, 뉴턴과 만유인력의 법칙을 연상시키는 ‘뉴턴의 사과나무’ 같은 상징적인 나무들을 만나볼 수 있다. 실제 국립세종수목원 내 뉴턴의 사과나무는 뉴턴이 만유인력을 발견할 당시 영감을 준 바로 그 나무의 4대손이다. 

앞으로 뉴턴의 사과나무처럼 상징성과 역사성을 지닌 나무들이 오기를 기다리는 공간이 된다. 

√ 수목원 중앙부 점유, ‘정원전시·관람지구’는 

정원전시·관람지구는 수목원의 중앙부를 점유한다. 

한국 전통정원과 분재원 등과 더불어 수변의 아름다움과 습지생태 천이를 관찰 할 수 있는 청류지원, 양서류관찰원 등이 있다. 기능상 중앙공원 2단계 ‘금개구리 보존구역’과 연계된 곳이기도 하다. 

한국전통정원은 궁궐정원과 별서정원, 민가정원으로 구성되어 각각 정원의 의미와 특징을 잘 보여준다. 

각 정원에선 관람객과 전문가들이 자연스러운 만남을 갖고, 우리 정원에 대한 이해의 폭을 한층 더 넓힐 수 있는 공간이 펼쳐진다. 이를 위해 전문기관인 한국전통문화대학교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분재원에선 예술작품으로 평가되는 분재 약 230점을 범주별 상설 전시로 만난다. 고려 중기 문헌(이규보의 <분중육영>, 동국이상국집)에 나타난 것처럼 우리 선조들은 이미 식물을 키우고 감상하는 문화를 향유하고 있었다. 이 같은 전통을 이해하고 계승해 우리 문화로 발전시키고자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양서류관찰원과 청류지원에선 국립세종수목원의 옛터인 장남평야의 모습을 떠올려 볼 수 있다. 한국전통정원을 휘감고 도는 청류지원(약 2.4km)은 수생식물의 천이와 습지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학습의 장이자 식물을 통해 계절감을 느낄 수 있는 고즈넉한 명상 길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수목원 내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최근까지도 청류지원에는 흰뺨검둥오리가 떼를 지어 물위를 유유히 헤엄치다가 돌 위에 앉아 햇빛을 즐기는 모습이 관찰되고 있다. 

양서류관찰원은 중앙공원 금개구리 보존지역인 공생의 뜰과 인접한 지역에 위치하는데, 이곳은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고유종 금개구리를 포함한 양서류와 수생생물이 잘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생물종다양성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태계시스템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공간을 기약한다. 

√ 대표시설 사계절전시온실 보유한 ‘식물교육·체험지구’ 

식물교육·체험지구는 수목원 남측부터 서측 부근을 감싸고 도는 기능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예술과 재미, 체험, 교육 및 연구 분야가 복합적으로 결합된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이곳에는 사계절전시온실과 민속식물원, 숲정원, 희귀특산식물원 등이 있다. 

사계절전시온실은 국립세종수목원의 대표적 상징이라 할 수 있다. 흔히 아이리스(Iris)로 알려져 있는 붓꽃을 본 따 디자인했다. 

붓꽃의 3개 꽃잎을 형상화해 디자인한 온실 가운데 2개 공간은 우리와 기후대가 다른 지역의 열대식물과 지중해 식물을 식재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기후대 식물들을 관찰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조성중이다. 나머지 한 공간은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심도 있게 전시하거나 다양한 주제의 전문가 강연을 기획하는 특별전시공간으로 운영한다. 

우리 식물의 활용 가능성을 가장 다양하게 보여주는 민속식물원. 이곳은 조상들이 실생활에서 활용한 식물 100여종을 만날 수 있고 체험도 가능하다. 

숲정원은 중부지역에서 자라는 수목을 중심으로 산림생태계의 표준 모델을 적용해 조성하고 있다. 아름다운 숲 경관을 연출할 뿐만 아니라 생물서식처로써 역할을 다 할 예정이다. 

희귀특산식물원은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특산식물과 서식지에서 사라져가는 희귀식물 350여종을 전시한다. 이곳에선 식물 생태의 이해와 서식지 보존 필요성을 자연스레 배울 수 있다.

√ 현재와 미래 세대, ‘균형과 조화’ ‘지속가능발전’ 

국립세종수목원은 현재와 미래세대 사이의 균형과 조화, 현세대간 사회적 통합, 인간과 자연 사이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향한다. 다양한 형태의 거버넌스 구상이 이 가치 실현의 도구로 활용될 예정이다. 

수목원 운영 업무 중 일부를 이해관계기관 또는 시민들과 협치를 통해 추진한다는 뜻이다. 이미 세종시 교육전문가들과 함께 참여 프로그램을 개발 중에 있고,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세종수목원 정원에 심을 식물을 키우는 일 등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개원과 동시에 진행할 다양한 계층형 프로그램도 전문가들과 만들고 있다. 예컨대 ▲자연을 주제로 한 특별기획 전시 ▲온 가족이 참여 할 수 있는 가드닝 프로그램 ▲내가 심고 싶은 나무를 수목원에 심고 성장을 관찰할 수 있는 참여정원 ▲식물 종자를 뿌려 키운 식물로 식재 디자인하는 정원사 프로그램 등을 개발 중이다.  

도심형 수목원의 특징도 잘 살려낸다. 야간에도 수목원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전시회 및 행사도 마련한다. 

산림청 관계자는 “국립세종수목원 개원 후에도 민·관이 상생 할 수 있는 발전적 네트워크를 지속 구축하겠다”며 “공공정원으로서 시민들이 식물을 즐기고 배우는 과정에서 지속 가능한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안내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