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지능을 높여주는 책읽기

[책읽는 기쁨, 인문학 독서 이야기]

2012-10-14     이선화(세종시 하루인문학스쿨 원장)

자기 감정을 빨리 알아차리고 이해하는 것은 자기성찰과 자기이해의 첫걸음

‘정서지능’의 저자 대니얼 골먼 박사는 ‘학생 때 성적이나 지능보다 감정 공감 능력이 뛰어난 감정지능이 높은 사람들이 더 행복하고 성공한 사람’이라고 한다. 이들은 자신을 존중하고 타인을 배려하며, 삶을 가치 있고 의미 있게 사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란다.

한동안 IQ가 중요했었다. 머리가 명석한 아이들이 공부를 잘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정서지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아무리 IQ가 높아도 그것을 이끌어 가는 힘은 정서지능이라는 것이다.

학습은 집중력, 자신에 대한 확신인 자신감, 동기부여 등등. 많은 부분이 마음의 영역에 좌우된다. 학습 내용이 어려워 질수록 정서지능의 영향력은 더 커진다.

뇌과학자들은 정서와 인지가 얼마나 밀접한 관계가 있는지 이미 밝혀 놓았다. 이성을 관장하는 전두엽과 감성을 관장하는 림빅시스템(대뇌변연계)이 조화를 이루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따라서 감정과 인지가 상호작용할 때 뇌는 최적의 상태를 유지해서 공부를 아주 잘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정서 지능은 훈련을 통해 높일 수 있다. 정서지능 훈련은 자기감정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자기감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거울이 필요하다. 우리는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어떤 상황 속에서 자신의 감정과 만난다. 독서는 그 거울의 역할을 해주며, 정서 훈련을 돕는 아주 좋은 도구이다.

아이들이 읽는 그림동화, 동화, 문학 작품엔 다양한 인물들이 나온다. 그 인물들이 사건을 겪어 내는 갈등상황에서 다양한 감정들과 만날 수 있다. 아이들은 등장인물이 겪는 경험을 간접 경험하면서 그 줄거리에 푹 빠져든다. 책의 내용과 함께 울고 웃으며 감동을 받는다. 이런 훈련을 지속적으로 한다면 아이들은 감정이 풍부한 아이들로 자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문학작품 읽기는 독해력 향상에도 엄청난 기여를 한다. 작품을 읽어 나가려면 상상력과 유추가 자연스레 동반되기 때문이다. 정서지능이 높은 아이들은 책을 좋아하며, 호기심 또한 왕성하다.

정서란 인간의 마음속에 일어나는 ‘감정’이다. 인간에게는 가장 기본적인 7가지 감정(행복, 흥미, 슬픔, 분노, 경멸, 혐오감, 두려움)과 거기로부터 파생된 다양한 유사감정들이 있다. 자기 감정을 빨리 알아차리고 이해하는 것은 자기성찰과 자기이해의 첫걸음이다. 자기감정을 빨리 알아차리고 건강하게 표현하는 사람이 몸도 마음도 건강하다.

부정적 감정이라고 무조건 억압하면 어느 순간 한꺼번에 폭발하게 된다.책을 통해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꼈던 주인공과 대화하며, 건강하게 감정을 전달하고 표현하는 법을 배운다면, 아이들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 큰 자신감 넘치는 아이들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 책은 아이들이 다양한 정서를 만나게 해주는 좋은 스승과 길잡이가 될 것이다.

도덕성의 기초는 타인의 행복과 불행을 함께 느끼는 공감의 능력이라고 한다. 내 감정이 잘 보이면 타인의 감정 또한 잘 보이게 되어 있다. 그래서 정서 지능이 높은 사람이 친구를 사귀는 데도 수월하고, 조직에서 리더가 되는 경우가 많고, 분위기를 좋게 하며, 그룹 활동에도 적극 참여한다고 한다.

삶이란 끊임없이 결단하고 재결단하는 과정의 연속이다. 그 속에서 끊임없이 실패도 경험한다. 실패를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바꿔주는 힘은 자신에 대한 믿음과 긍정성이다. 자신감의 밑바탕은 바로 정서지능이 좌우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문학작품 읽기로 정서지능을 높이는 훈련을 하자. 그래서 자신을 사랑하며, 자신을 믿는 자신감 넘치는 삶을 선물로 받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