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고아종’ 신조어, 민심이 심상치 않다

[주필의 시선] 균형발전, 상생도시 외면한 시 행정에 불만 표출 비알티 노선 신설과 국도 1호선 이전 등 교통 중심 개선대책 요구 

2019-11-26     이계홍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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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홍 주필 칼럼] 세종시 신도심 서편의 고운동과 아름동, 종촌동을 일컬어 ‘고아종’이란 신조어가 회자되고 있다. 

이 지역이 세종시 신도심 인구의 3분의 1(약 37%)을 차지하고 있지만 소외받고 있고, 그에 따라 부동산 시세도 동편의 3생활권(세종시청 주변), 4생활권(대학‧기업촌 지구), 2생활권(나성동 새롬동 등 중심상업지구)에 비해 반값도 안 되게 형성되어 있다며 해당 주민들의 여론이 들끓고 있다.

아파트 분양가는 별 차이가 없지만 근래 2,3년 사이 고운동의 경우, 분양가보다 마이너스 가격이 형성돼있고, 매물이 나와도 팔리지 않는다고 한다. 아름동, 종촌동도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나 이 가격대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부동산 업계에서는 ‘동고서저’ 현상이 뚜렷하다며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동고서저 현상 심화, ‘고아종’ 민원 촉발 

실제로 ‘고아종’의 84㎡(33~34평형) 아파트 시세는 3억 원대 안팎으로, 나성동‧새롬동을 비롯한 상업지구, 세종시청 주변, 정부세종청사 인근과 비알티(BRT) 통과 지점의 6억 원대 이상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길 하나 사이를 놓고 현격한 가격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는 데 모두들 의아해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이유가 분명히 존재한다. 세종시 균형발전 계획에서 이들 지역이 철저히 소외되었기 때문이다. 공공시설이 동편 지역에 집중되어있고, 세종시 교통의 젖줄이라고 하는 BRT(간선급행버스체계) 역시 동편 지역으로 편중되어 있다. 

그래서 ‘고아종’에도 BRT 설치를 요구하는 의견들이 확산되고 있다. 외곽순환도로를 따라 순환할 수 있는 BRT망이 구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비알티 중심도로를 따라 형성된 내부순환도로에만 BRT망이 구축되고 있고, 올해 말이면 1~6생활권을 링(Ring)으로 연결하는 이 도로가 완전 개통되나 ‘고아종’엔 큰 메리트가 없다. 

오는

뿐만 아니라 이 지역을 관통하는 국도 1호선은 주말이면 외부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어 이곳 주민들은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국도 1호선은 전남 목포를 출발점으로 하여 논산-대전-세종-조치원-천안 등 충청도 구간을 거쳐 서울로 간다. 이 국도가 세종시 종촌동-아름동-고운동 사이의 간선도로 역할을 한다. 지하도로 연결되는 이 도로는 출‧퇴근시 교통난이 가중돼 3km를 빠져나오는 데 30-40분이 걸릴 정도.  

특히 천안-논산간 고속도로가 밀리는 주말이면 논산, 익산, 전주, 광주로 가는 차량들로 인해 어김없이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천안-논산 고속도로 교통 체증의 우회도로로 국도 1호선이 이용되기 때문에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애초에 도심을 관통하는 국도 설계가 잘못된 것임을 말해준다.

√ 국도 1호선 ‘외곽 이전’ 요구 당위성 

주민들은 이에 대한 대책으로 국도 1호선 구간을 외곽으로 옮기길 요구한다. 

전국적으로 도심을 관통하는 국도가 없다는 점뿐만 아니라, 설사 1호선 관통을 허용한다고 하더라도 주민이 불편을 겪는다면 이전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요구한다. 시 외곽 산 아래 도로를 신설하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들이다. 

그렇잖아도 차선이 부족해 새로운 도로를 신설해야 하는 형편인데, 국도마저 도심을 관통하면서 교통 체증을 부채질한다면 당연히 시정해야 한다는 것.

√ 비알티(BRT) 중심의 도시 발전, 소외된 ‘고아종’

세종시는 BRT가 지나가는 곳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 노선을 중심으로 신도심이 형성되었는데, 주로 ▲중앙행정(정부세종청사) ▲도시행정(세종시청) ▲문화‧국제교류 ▲대학촌 및 R&D(연구개발) ▲첨단지식 ▲산업지구 ▲벤처 파크 ▲상가 지역 등이 배치되어 있거나 계획되어 있다. 

이를 통해 세종시는 △행정도시 △상생도시 △교류도시 △자족도시 △친환경도시를 지향해 세계적 명품도시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고아종’은 이런 도시발전과 미래 비전에서 철저히 외면되고 있다. 그래서 부동산 시세에서 불이익을 보고 있고,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높을 수밖에 없다. 

√ ‘내년 총선 심판론’ 꿈틀꿈틀, 고아종 민심은 

고운동을

이에 대한 대책으로 신도심 서편 지역의 국도 1호선 이전 등 교통 인프라 재확립과 BRT 노선 신설, 주요 공공시설의 유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주민들은 수도권 진‧출입이 가장 좋은 입지조건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인근에 공공시설을 유치할 땅을 개발할 여건도 많기 때문에 지자체장과 행복청이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세종시가 추구하는 균형발전, 상생발전, 자족도시로서 면모를 갖출 수 있다고 내다본다. 

결론적으로 말해, 지자체의 균형 발전은 시정의 기본이 되어야 하는데, 이 시간 현재 기대에 미치지 못해 ‘고아종’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높다. 내년 국회의원 선거와 향후 지자체장 선거를 두고 보자는 식으로 격앙된 이들도 적잖다.  

정당지지, 혹은 후보자 지지란 정치적 이상과 가치, 이념적 지향성에 따라 갈라지지만, 그에 앞서 유권자의 현실적 이익이 우선하는 경향이 더 크게 작용한다. 지역 차별과 소외로 인한 자산 가치의 불이익이라는 것이 ‘분노의 화염’으로 폭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