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이춘희 세종시장 지지도 하락, 왜? 

지방선거 직후 1위에서 이달 최저치 하락… 경제 활성화 대응력 부재 일부 영향 

2019-11-04     이희택 기자
이춘희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이춘희 세종시장의 직무수행 만족도와 지지도 하락이 심상찮다. 하나가 아닌 2개 기관 리서치 결과 모두 그러하다. 

2019년 한 해를 58일 남겨두고 한번쯤 원인을 돌이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결과물은 복합적인 요소에 영향을 받으나 ‘경제 활성화’ 대응력 부재가 하나의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 여론조사 기관 2곳 모두 '당선 후 지지도 최저치' 

4월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 자료부터 보면, 이춘희 시장은 지난해 7월 당시만 해도 54% 지지율로 광역단체장 7위로 시작했다. 이후로도 지난 4월까지는 대체로 7위권 안팎을 유지했다. 

주민생활만족도 역시 지난해 7월 4위(54%)에서 8위를 넘어서지 않았다. 이춘희 시장 지지도와 비례한 양상으로 전개됐다. 

지난 5월부터 동반 하락세가 이어졌다. 

이 시장 지지도는 9위와 11위를 거쳐 지난 달 공동 12위(39.8%)까지 떨어졌다. 30% 대 하락은 처음이다. 주민 만족도 역시 13위(48.8%)까지 내려갔다. 

이 조사들은 매월 말 전국적으로는 만 19세 이상 남녀 1만 7000명, 광역자치단체별로는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신뢰수준 95%에 오차범위 ±3.1%p다. 조사는 유무선 생성표집틀(RDD) 방식을 택했다. 

시민미디어마당사회적협동조합·세종리서치 자료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달 25일부터 26일까지 만 19세 이상 세종시민 300명을 대상으로 유선 전화번호 무작위 RDD ARS 조사를 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5.66%p다. 

이춘희 시장은 당선 당시만 해도 71.3%로 양승조 충남지사(62.6%), 허태정 대전시장(56.4%)을 크게 앞질렀다. 

이후 하락세가 지속된 끝에 지난 4월 처음 30% 대로 내려갔고, 이달에는 32.4%까지 추락했다. 허태정 대전시장(33.4%)보다 처음으로 아래에 위치했다. 

#. 이춘희 시장 지지도 급락, 그 이유는 

세종시

올 상반기 행정안전부(2월)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6월) 이전 외 이렇다 할 호재가 없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국내를 떠나 지역 자체로도 가속화되고 있는 경제 침체가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도 보인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마무리해야할 자족성장기(2단계)가 무색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2015년까지 중앙행정기관 이전기(1단계)가 올해까지 연장된 모습이다.  

그 사이 지역 경제 화두는 ‘상권 공실 1위’ ‘잦은 개·폐업’ ‘1000억 원 대 세수 축소’ ‘부동산 거래 절벽(대폭 축소)’ ‘공공에 한정된 취업 루트’ ‘꽉 막힌 청년 창업’ ‘공공영역의 창업 컨설팅 부재’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로 부각되고 있다. 

민간에선 상가 공실과 높은 임대료, 숱한 개·폐업으로 아우성이나, 세종시 대책은 지난 6월 말 ‘점포 밀집구역 지정’ 추진 외 뚜렷한 것이 없다. 5개월이 흐르도록 1호 밀집구역 윤곽조차 없다. 상가 공실을 민간 영역 문제로 치부하는 인식도 여전해 보인다. 

시민사회에선 적재적소의 기업‧대학‧연구소 유치를 원하는 목소리가 높다. 첫 입주 대학과 기업, 연구소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이 와중에 첫 해외대학으로 기대를 모은 산타체칠리아 음악원마저 개교 연기란 장기화 국면에 들어섰다.  

주택가격 기준으로 같은 면적 대비 최소 2~3배 비싼 서울특별시. 세종시가 이와 동일한 규제에 놓인 상황도 해묵은 과제다. 2030년까지 물 흐르듯 성장해야 하는 신도시 세종시의 성장 동맥 일부를 끊어놓았다는 표현까지 나온다. 

정부의 무주택 실수요자 중심 부동산 정책에 반하는 의견이 아니다. 형평성 있는 잣대와 한창 성장해야할 신도시 특수성을 적용해달라는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수도권 과밀 해소란 국가 백년지대계에 역행하는 지표도 체감된다. 수도권 인구는 1000만 명 이상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고, 광역급행철도(GTX) 연결로 남하 저지선을 더욱 공고히 구축하고 있다. 

그 사이 경기도 일부 시‧군은 투기과열지구 해제설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해당 지역에선 내년 총선 국면과 맞물려 물밑 대응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다보니 민선 3대 시 정부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지방분권세종회의가

‘행정수도 완성’ ‘국회 세종의사당 및 청와대 세종 집무실 설치’ ‘시민주권 특별시 제도 정비’. 민선 3대 세종시 정부가 내걸고 있는 핵심 캐치프레이즈에 수정을 가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국회 세종의사당 설계비 증액 반영 ▲읍면동장 시민추천제 ▲정부세종 신청사에 청와대 기능 반영 ▲정부와 함께 자치경찰제 시범도시 운영 등에 외형상 행정력이 집중되고 있다는 뜻에서다. 

일각에선 뜬구름 잡는 과제들이란 비판을 가한다. 가시적 성과가 손에 잡히지 않고 다소 지지부진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 박자 빠른 경제 현안 대응력이 절실하고 이의 해법 찾기에 보다 많은 행정력을 쏟아 부어야 한다는 인식들이 내·외부에서 쏟아지고 있다. 올해부터 1000억 원 이상 세수가 감소하고 있는 마당에 피부에 와닿는 경제 현안에 무게중심을 옮겨가야 한다는 얘기다. 

이처럼 지난 1년 사이 세종시 화두가 경제 사안으로 전환된 지 오래이나, 변화와 대응이 더디다는 비판론은 분명하다. 

세종시는 지난 달에서야 정부에 투기지역 해제를 공식 건의한 상태다. 수도권 과밀 고착화에 대한 대응은 눈에 띄지 않는다. 

공직자 능력과 적성을 극대화하겠다는 희망 인사 시스템은 퇴색된 지 오래고, 연공서열로 승진이 당연시되는 구도가 굳어지고 있다는 내부 비판도 흘러나온다. 앞에서 진두지휘해야하고 이를 뒷받침해야할 인재들이 적재적소에 쓰이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움의 발로다. 

#. '네이버 제2데이터센터 유치' 열광, 그 이면을 바라봐야 

2023년 완공 예정인 ‘네이버 제2데이터센터’에 시민사회가 열광한 이유는 뭘까.

일부 부정론도 존재했으나 시민들은 대체로 가뭄의 단비를 맞이한 듯 환영했다. 바로 경제 활성화 기대심리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이 같은 유치 효과를 반영하지 않은 10월 여론조사에서 이 시장의 직무 수행 만족도는 지난 6.13 지방 선거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리얼미터의 10월 결과와 세종리서치의 11월 보고서상 만족도 지표가 다시 상승곡선을 그린다면, 경제 활성화 현안에 무게중심이 더욱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 상권 관계자는 “세종시가 경제 문제에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세종시에서 실패하고 다른 지역으로 돌아간 상인들이 ‘세종시는 자영업자의 무덤’이란 얘기를 하고 있어 씁쓸하다”고 지적했다.  

시의 한 공직자는 “정말 중요하고 반드시 필요한 과제지만 행정수도 완성이란 패러다임에 너무 집착하는 것 같다”며 “실질적인 경제 지표 향상에 행정력을 고루 투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는 의견을 전했다.  

일각에선 정무부시장의 역할이 대외적 정무 기능보다 경제로 옮겨가야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최근 조상호 부시장이 나성동 상인들과 간담회를 통해 ‘점포 밀집구역’ 등 활성화에 대해 머리를 맞댄 것도 하나의 예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