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덕꾸러기 세종시 캠핑카, 별도 주차장 조성 검토

단독주택지·공영주차장 알박기 장기 주차 대책 마련, S-1 생활권 입지 찾기

2019-10-31     한지혜 기자
세종시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세종시 단독주택지와 공영주차장을 떠돌던 캠핑족들을 위한 캠핑카 주차장 조성이 검토되고 있다.

지난 9월 25일 본지 보도('캠핑트레일러·화물차가 점령한 세종시 단독주택지')와 지속되는 주민 민원이 반영된 결과다. 

31일 시에 따르면, 시는 행정중심복합도시(이하 행복도시) S-1 생활권 내 캠핑카·트레일러 주차장 입지 찾기에 나섰다. 대교천 고수부지와 LH 유보지 등이 고려되고 있다.

캠핑 트레일러는 화물차와 달리 차고지 등록 의무가 없다보니 단속 근거가 마땅치 않은 것이 현실. 현재 생활권별 공영 주차장이나 호수공원, 국립세종도서관, 국책연구단지 인근 주차장 등에도 캠핑 트레일러가 장기 주차돼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고운동과 아름동, 다정동 등 단독주택단지 주민들은 경관 문제나 안전 우려 등 지속적으로 대책 마련을 요구해왔다.

이춘희 시장도 지난 17일 제257회 정례브리핑에서 개선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 시장은 이날 캠핑트레일러 장기 주차 민원 발생에 대해 “세종시 내에서도 캠핑카가 많아지고 있고, 빈 곳을 찾아 주차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국내에 등록된 캠핑카와 캠핑트레일러는 1만 6384대(튜닝 차량 제외)에 이른다. 2014년(4075대) 대비 4배 늘어난 수치다.

지난달 일반 승용·화물·특수차를 캠핑카로 개조할 수 있도록 한 국토부 ‘자동차 튜닝에 관한 규정’이 시행되면서 향후 캠핑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캠핑 시장의 급속한 성장과 맞물려 전국적으로 베짱 주차가 늘어나면서 이미 전용 주차장 마련에 나선 지자체도 있다.

인천 남동구는 지자체 최초로 올해 1월 논현동 소래 제3공영주차장을 캠핑카와 캠핑트레일러까지 주차할 수 있는 '복합공영주차장' 방식으로 개선했다.

주차구역 104면 중 캠핑카 전용 구획은 총 57면. 이용객이 없어 연간 수익이 수십만 원에 불과했던 2급지 주차장이 연 수익 5500만 원을 바라보는 효과도 얻었다.

경기도 부천시도 캠핑카 전용 주차장을 마련했다. 월 이용료는 트레일러 크기 별로 6만 원 또는 8만 원 선이다. 개장 이후 76면 모두 매진됐고, 대기자도 수 십여 명에 이른다. 6개월마다 주차 요금을 지불하면 지정 자리에 계속 주차할 수 있다.

이어 안산시, 용인시 등에서도 공영주차장 내 캠핑카 지정 주차 공간을 할당해 운영하고 있다.

시도 경기도나 인천 등 타 시도 캠핑카 주차장 운영 사례를 살펴보고, 입지와 운영 관리 방식(공공형·위탁형)도 벤치마킹할 예정이다. 

시 도시성장본부 관계자는 “최적 대상지를 찾고 있는 단계”라며 “전국 몇 군데 사례를 조사해 향후 운영 방식 등도 함께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