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아파트 60곳 중 22곳 '라돈 위험' 석재 사용

최근 5년 간 사용승인 허가 아파트 마감재 현황 공개, 대책 마련 촉구

2019-10-15     한지혜 기자
지난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지난 5년간 사용승인 된 세종시 아파트 60곳 중 22곳(36.7%)이 라돈 검출 기준치 초과 위험성이 있는 석재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의당 세종시당은 15일 오전 10시 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5년 간 사용승인 된 세종시 아파트 석재 사용 현황 자료를 공개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건축자재 방사능 농도 분석 결과 시중에 유통 중인 석재 10종 중 임페리얼 브라운, 오련회 2종에서 방사선 농도가 높게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정의당 민생본부는 비작그레이, 카페 임페리얼, 블랑코 머핀, 펠라토 로얄, 스틸그레이 등에서도 기준치 이상 라돈이 검출된 것을 확인했다. 이후 시에 아파트 마감재 사용 현황 자료를 요구, 총 7종의 라돈 검출 석재 사용 유무를 파악했다.

이혁재 세종시당 위원장은 “일반 시민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 어떤 석재가 사용됐는지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시민의 알권리를 충족하고, 관계기관이 적극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이 자료를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혁재

정의당 이정미 의원이 최근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신축공동주택 라돈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9개 단지 60세대(20개동, 각 동 저·중·고층 측정) 라돈 측정결과 총 37세대(61.7%)에서 WHO 권고기준인 148베크렐(Bq/㎥)을 초과(최대 533.5베크렐)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실내공기질관리법에 따르면, 2018년 1월 1일 이후 사업계획이 승인된 공동주택부터는 라돈 권고 기준이 적용된다. 이전에 승인돼 건축된 아파트는 법망을 벗어난다.

이 위원장은 “모순된 법령 때문에 현재 입주한 아파트는 어떤 법률적 제재도 받지 않는 상황”이라며 “제재 대상에 속하진 않지만 라돈 석재를 사용한 아파트 단지에 대해서는 시가 자체적으로 표본조사에 나서 현황을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감재 이외 콘크리트 자체에서도 높은 수치의 라돈이 검출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정의당이 자체적으로 세종시 아파트 5세대에 대한 콘크리트 라돈 수치를 측정한 결과, 총 4곳에서 기준치 이상의 라돈 수치가 나왔다는 것.

이혁재 위원장은 “콘크리트, 벽돌, 석고보드 등에서도 방사능 위험 물질이 노출되고 있다”며 “실내 공기질 관리 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궁극적으로는 조례 제정 등을 통해 라돈 안전지역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입주한 4-1생활권 입주민 A 씨도 기자회견에 참석해 “사용승인 전 라돈 석재가 사용됐다는 사실을 알고 시에 이를 교체해달라는 입주민 건의서를 제출했으나 그대로 사용승인이 났다”며 “앞으로 4~6생활권에 지어질 아파트에 대해서는 라돈 석재가 사용되지 않도록 책임지고 관리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시가 시행 중인 라돈아이 대여 정책에 대해서도 개선을 요구했다.

A 씨는 “라돈 검출 측정기를 대여하려면 적어도 2개월 이상은 기다려야 한다”며 “대당 20~30만 원에 불과한 측정기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고, 24시간 이상 밀폐된 조건에서 측정해야 한다는 방법을 안내하는 등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달라”고 토로했다.

한편, 세종시 아파트 라돈 검출 석재 사용 유무 자료는 정의당 세종시당 홈페이지(http://www.justice21.org/go/sj)에 게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