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속도, 여야 합의에 달렸다 

이전 효과와 비효율 해소 공감대 확산… 야당, ‘민주당 단독 성과’ 귀결엔 경계  

2019-09-24     이희택 기자
국회

 

#. 현재보다 연간 최소 18억 원~최대 82억여 원의 출장비 등 업무비효율 예산을 줄일 수 있다.(8월 공개, 국토연구원 용역)  

 

#. 연간 출장비 등의 예산 규모 128억여원 중 대부분(127억여원)을 정부세종청사 공직자들이 지출. 국회 직원 및 국회의원들의 정부세종청사 출장비는 연간 8000여만원 수준.(8월, 국토연구원 용역)

 

#. 지방총생산(GRDP) 기준 균형발전 효과는 이전보다 3.8배. 지방인구는 1만 3000여명, 지방고용은 3800여명, GRDP는 2030년 기준 1조 2000억원 증가.(3월 공개, 한국행정연구원 용역)

 

#. 국회 상임위 최소 10개 이전으로 볼 때, 직원 2600여명과 지방 GRDP 2조여원 확대.(3월, 한국행정연구원 용역)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위 내용들은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후 기대효과들이다. 이처럼 주요 지표만 놓고 봐도, 입법부와 행정부의 동시 배치는 국가경쟁력 강화와 균형발전을 촉진한다. 

서울시 여의도 국회와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간 비효율 해소가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임도 재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세종의사당 설계비 10억원에 이어 올 하반기 10억여원 추가 반영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는 등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결국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여야와 정파를 떠난 공감대가 각론에서 어떻게 조율될 수 있는가가 조속한 추진의 관건이다. 

현실은 녹록지 않다. 여야 각 당 입장과 속내가 다 다르다. 민주당만 ‘상임위 11개’ 이전이란 당론을 모아가고 있는 상태다. 

11개 상임위에는 ▲정무위 ▲기획재정위 ▲교육위 ▲행정안전위 ▲문화체육관광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보건복지위 ▲환경노동위 ▲국토교통위 ▲과기정통위 등 정부세종청사 이전 부처 해당 기능들이 포함됐고, 여기에 예정처와 조사처, 사무처 일부 이전과 예결위 등 특별위원회 운영안도 담았다. 

현재 드러난 각 당 입장을 통해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가속도’를 위한 숙제를 짚어봤다. 

¶ 민주당 이인영 원내 대표, “지난 대선 당시 5당 후보들 공통 공약” 

국회 운영위원장인 이인영 원내 대표는 국회 세종 분원 설치가 지난 19대 대선 당시 5개 정당 후보들의 공통 공약임을 들어 건립 당위성을 역설하고 있다. 여야 구분 없이 시대 가치이자 국민의 명령이란 뜻이다. 

민주당은 지난 달 구성한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특위를 토대로 최상 부지와 상임위 이전 규모 등을 정하고 현장 방문을 추진키로 했다. 

이인영 대표는 “아직 국회 운영위 상정 계획이나 구체적 처리 방안에 대해선 논의된 부분이 없으나, 순리대로 확실하게 진행할 것”이라며 “국회 세종분원은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의 큰 걸음이다. 우리 당이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해찬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입법부와 행정부가 멀리 떨어진 나라는 찾아보기 어렵다. 견제와 협력이 공존하는 기관들이기 때문”이라며 “여아가 하루 빨리 국회법 개정안을 처리하고, 세종의사당 설치에 뜻을 모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 한국당 정용기 정책위의장, ‘운영위·법사위 거치며 위헌 여부도 검토“ 

자유한국당과

한국당 중앙당은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과정이 내년 총선에서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는 모습이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국토연구원이 제시한 연구용역상 (5가지) 방안들의 편차가 매우 크다.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손쉽게 택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국회 운영위를 통해 장·단점과 소요 예산 등을 심도 있게 분석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운영위 다음 절차인 법사위에선 국회 분원 설치로 인한 위헌 소지 여부도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송아영 세종시당 위원장은 “중앙당이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에 반대 입장은 아니다”며 “다만 휴식공간과 민의의 광장 등을 포함한 국회 타운 조성 등 큰 그림을 그려야할 것”이란 의견을 내비쳤다. 

¶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입장은? 

바른미래당은 중앙당 차원의 입장을 들어보지 못한 상태이나, 지난 20일 김중로 국회의원(비례)이 국회 분원이 아닌 본원 이전론을 들고 나왔다. 

그는 “국회 이전 문제는 단순히 행정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원활한 국정운영, 효율성, 경제성, 접근성, 국토균형발전, 전평(戰平) 시 대비 등 종합적인 판단 아래 수행돼야할 국책사업”이라 강조했다.

이는 ‘국회 세종의사당’ 현안을 주도하고 있는 지방분권세종회의 입장과도 궤를 같이 한다. 지방분권세종회의는 상임위 17개가 모두 내려오는 B3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의당 역시 시당 입장을 확인했다. 

이혁재 위원장은 “국가균형발전과 국정 비효율 해소를 위해 당연히 국회 세종의사당을 설치해야한다”며 “다만 현재 민주당의 세종의사당 설치 특위 구성 등 독자 움직임은 한국당의 반발만 살 뿐”이라고 지적했다. 

특정 정당이 아닌 국회의장 산하에 설치 특위를 만들고, 다양한 정당이 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야한다는 취지다. 현재로선 특정 정당의 정치적 성과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고 봤다. 

¶ 국회 세종의사당 추진, ‘여야 합의’ 없는 속도전 불가능  

이 같은 입장들을 종합해보면, 민주당과 한국당은 추진 과정과 속도에 상당한 간극을 노출했다. 

한국당 충청권 의원들도 지난 달 21일 정례 회동에서 민주당 일방의 추진에 경계심을 드러낸 바 있다.  

더욱이 한국당 TK의원들은 해당 지역언론과 인터뷰에서 “분원 설치가 비효율적”이란 부정적 입장을 가감없이 표현했다. 편법으로 인식하는 의원들도 있었다. 조국 법무부장관을 둘러싼 여야간 대치 상태도 세종의사당 추진에 발목을 잡을 수 있어 보인다.

이 점에선 미래당과 정의당 역시 ‘민주당 일방의 성과나 추진’을 허용하지 않을 분위기다. 

국회 세종의사당 추진은 이제 불가피한 현실이다. 그러나 여야간 원활한 합의 없이는 ‘조속한 추진’에 난관을 초래할 공산이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