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도로 ‘완공≠사용일’, 시민불편 가중

외곽순환 및 집현리 ‘도로 개통’ 깜깜이… 차선 도색·포장 후 방치, 예산낭비 전형 

2019-09-09     이희택 기자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도로공사 ‘완공시기와 사용일’의 불일치 문제가 다시금 세종시 행복도시에서 불거지고 있다. 

그 배경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집현리(4-2생활권) 아파트 건설과 때늦은 방음벽 설치 공사가 자리 잡고 있어, 시민들만 피해를 감수해야하는 상황이다. 

도로공사 주체인 LH의 행정편의주의로 인해 집 앞 연결 또는 접속 포장도로들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곳을 지나 청주와 오송, 대전으로 향하는 운전자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이 같은 사례는 반곡동(4-1생활권)과 집현리(4-2생활권) 일대에서 부각되고 있다. 

이미 반곡동과 집현리를 연결하는 ‘외곽 순환도로’ 일부분과 ‘집현리 내부 도로’ 대부분은 각각 지난해 말 공사를 끝마쳤다. 이곳을 지나는 운전자들에겐 일찌감치 차선 도색과 포장 등 개통 가능한 상태로 비춰졌다. 

행복청 관계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뒤편 외곽 순환도로는 이미 지난해 말 사용 가능한 수준에 올라온 상태”라며 “도로 이관과 개통 시기를 둘러싼 LH와 세종시간 이견이 빚어져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집현리 내부 도로는 지난해 말부터 올 상반기까지 임시 차량 통행을 허용하기도 했으나, 지난 7월부터 LH의 집현리 아파트 건설 공사를 이유로 폐쇄됐다. 

결국 지난해 12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반곡동 주민들과 청주 및 오송, 대전 방향 운전자들은 다양한 도로 통행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버젓이 차량 통행이 가능한 도로이나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 

반곡동 입주가 중반전을 넘어서면서, 해당 민원은 자연스레 늘고 있다. 주로 세종시를 통해서다. 

실제 반곡동에는 지난해 말부터 상반기에만 2748세대 입주를 진행하고 있고, 하반기에도 2203세대 입주가 시작되고 있다. 5000세대에 가까운 규모다. 

세대당 평균 자동차 보유대수(약 1.05대)를 적용하면, 연말쯤 최대 5000여대 수준의 차량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올 것이란 예측이 가능하다. 대전으로 빠져 나가거나 외곽 순환도로를 타고 다른 생활권 또는 공주, 조치원으로 향하는 차량들의 불편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반곡동 입주민들 사이에서 통행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LH와 협의를 통해 원활한 문제 해결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답변했다. 

행복도시건설청 역시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지난 주 현장 조사 등 교통대책 찾기에 나선 상태다. 

외곽 순환도로(총연장 28km)는 현재 15km만 개통된 상황인데, LH의 새샘마을 5단지 앞 방음벽 공사 등으로 인해 부분 개통이 늦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2021년 완전 개통 목표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집현리 아파트 공사장으로 통하는 남세종로는 아파트 공사 차량 통행으로 인해 차단된 상태로 진단했다. 

행복청 관계자는 “공사 차량 때문에 일반 시민들 차량 통행을 막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외곽순환도로 역시 임시 개통 등의 가능한 방식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LH의 예측가능하지 않은 방음벽 공사 행정 ▲LH의 민간참여 공공방식 아파트 건설로 인한 도로 차단 등이 시민들의 통행권을 막아나선 셈이다. 

시민 A 씨는 “새샘마을 5단지 앞쪽부터 아람찬교 전까지 도로가 다 완성됐는데 우선 개통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LH 공기업의 예산낭비 전형이고 행정편의주의”라고 지적했다.  

해결을 약속한 세종시와 행복청, 민원을 제기하는 시민들. 이에 대해 LH가 어떻게 화답할지 주목된다. 세종시는 LH의 공식 답변을 받은 뒤,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