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45-19번지에 사는 사람

2012-09-10     맹일관 시인


가끔
집시처럼 떠돌아 다니며
늑대의 우리에서 머물기도 하고
구미호의 유혹에 빠져
전설의 고향에서 놀기도 하였다

별 볼일 없던 전설
진한 추억의 향이되어
주위를 머뭇거리며
아직도 으르렁거리지만
발톱마저 빠져
돌아 가는 길이 45-19번지다

45-19번지에서 김치 한조각
막걸리 한잔으로 정 나누면
화장기없는 예쁜 여우 보이고
네온사인보다도
찬란한 여우의 눈빛 황홀하다

낮익은 집 어제의 집이고
오늘의 집 45-19번지
눕자마자 황홀한 꿈속으로 빠져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