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목표를 스스로 세워보자

[이준우·준석 형제의 공부 잘하기 비법]

2012-08-06     이준우(카이스트 대학원 2년)

학부모라면 누구나 ‘사교육 받지 않고도 명문대학 입학했다’는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된다. 아이에게 ‘공부를 잘 하지는 못해도 행복하게 살수도 있다’고 말하고 싶겠지만, 그것마저도 자녀교육을 방치하는 것 같아 용기를 내기가 쉽지 않다. 한 달에 몇 백 만원이 들더라도 사교육이라도 받아야 위안이 되는 그런 기막힌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오로지 입시위주 경쟁교육에 대학과 중고등학교, 교사, 학부모가 모두 제정신이 아니다. 이런 숨 막히는 교육현장에서 아이들만 희생을 당하고 있다. 학생들은 주입식 강제교육으로 자기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과정을 점검하고 재조정하는 능력이 없다.
하지만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은 나름대로 자기 스스로 계획하고 조정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대학입시든 대학과정에서든 성공하게 된다. 공부라는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공부비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예습복습 잘하기, 수업시간 집중하기, 모르는 것은 바로바로 물어 이해하기, 교과서 중심으로 공부하기 등등의 방법을 모르는 학생들은 없다. 그런데 왜 잘 안 되는 걸까?
<세종포스트>는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도 스스로 공부요령을 찾아가며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이준우·준석 형제의 ‘공부 잘하기’ 체험을 소개하고자 한다. 형 이준우 군은 현재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석사과정에 재학중이다. 동생 이준석 군은 국제청심고를 졸업하고 미국 Amherst 대학교에 재학중이다. 이준우·이준석 형제의 ‘공부비결’을 들으며 지금까지 공부 방법이 옳은 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편집자 말>

우리들은 흔히 '모든 일에는 목적이 필요하다'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이는 어떠한 일이든 확실한 목표와 목적이 없다면 그 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명확하지 않고, 그 일을 하는 이유가 생기지 않기 때문에 그 일에 대한 의욕이 생기지 않으며, 명확한 도착점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방법과 과정을 통해 달성할 수 있을 지 알 수 없어 십중팔구 실패를 경험할 수밖에 없다.

학생들은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공부를 하는 것에 있어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그 사실을 아는 경우에도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편이다. 나의 경우, 공부를 진심으로 하기 시작한 때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였다. 그때 당시,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에는 성적도 반 1등(내 기억에는 이 친구가 전교 1등을 했던 것 같다)이었고, 운동도 잘 하고 성격도 좋은, 이른바 '엄친아'와 같은 반이었다.

나는 초등학교 시절 그 전까지 공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집에서도 공부를 특별히 시키는 분위기가 아니었고, 나 자신 또한 공부에 특별한 관심이나 목적이 없는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같은 반 '우등생' 친구와 같이 지내기 시작하면서 나는 그 친구처럼 다른 아이들에게 인정받고, 어른들에게도 칭찬을 받고 싶어졌고, 친구가 잘하는 무언가로 그 친구를 이겨보고 싶었다. 그때서야 나는 '공부'라는 것을 처음으로 해 보았다.

그 목표를 위해 학교에서 소풍을 갈 때조차 수학책을 가지고 다니면서 문제를 풀 정도로 열심이었고, 결국 6학년 2학기 마지막 시험에서 그 친구를 이기고 반 1등을 했다. 나는 '목표를 세우는 것의 힘'을 처음으로 실감했고, '1등의 맛'을 느끼고 난 이후로 공부에 재미를 느꼈다. 그 이후, 중학교에선 '전교 1등'을 공부 목표로 삼았고, 과학고 시절에는 'KAIST 진학'과 '생명의 새로운 비밀을 밝혀내는 생명과학자'가 되는 첫 발을 딛는 것을 목표로 공부했다.

지금 나는 KAIST에 진학, 내가 꿈꾸는 '주말마다 식당과 길거리에서 연주를 하는 연주가이자 생명과학자'가 되기 위한 길을 걷고 있다. 나의 경험으로부터 '공부에도 자신이 스스로 세운 확고한 목표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고, 지금도 그 사실을 생각하며 공부를 하고 있다. 일단 자신이 왜 공부를 하는지, 공부를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인지를 자신의 힘으로, 스스로 정해야 한다.

공부도 결국 사람이 하는 수많은 일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 공부는 컴퓨터게임이나 TV 시청처럼 쉽고 재미있는 것이 아니라, 어렵고 지루하며 힘든 일들 중 하나이다. 그런 만큼, 공부에도 당연히 자신만의 구체적이고 확실한 목표가 필요하다.

문제는 공부에 대한 자신의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안다 할지라도, 실제로 그 목표를 잡는 일이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는 공부라는 길 자체가 끝없이 긴 데다, 상당한 인내와 노력을 요구하며 공부에 대한 취미와 재능을 동시에 지니고 키우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많은 학생이 '우등생'이 되고자 하는 목표로 공부를 하지만, 그 작은 꿈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공부에 대한 자신만의 목표는 어떻게 세울 수 있을까? 그 자세한 방법은 다음 회에서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