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선율 사이로 열린 미지의 세계

부강초등학교, 고양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초청 ‘자연과 함께

2012-07-25     김수현

청각을 최적화하는 최고의 음향 장비도 없고 집중을 극대화하는 적요한 밤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관객의 몰입도가 그리 우수한 것도 아니었다. 지휘자 선생님은 학생들을 집중시키기 위해 "합죽이가 됩시다, 합!"을 연발했다.

‘최고’는 아니었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아름다웠다. ‘조건’은 열악했지만, ‘과정’은 풍요로웠다.
최고의 음향장비도, 적요한 밤도, 우수한 관객도 아니었지만, 선율을 타고 흐르는 감동과 울림의 여운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21세기에 대한 시대 규정이 다양하지만, ‘문화의 시대’ ‘감성의 시대’라는 정의에는 이견이 없다. 자연친화적 감수성이 가장 뛰어난 이곳의 학생들이지만, 촘촘한 문화적 감수성의 그물망으로부터는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있는 것이 객관적인 환경이다. 오히려 ‘아이돌’이나 ‘스타’위주의 대중문화에 편입되어 ‘문화 편식증’에 노출되기 십상이다.

23일(월) 오전 11시, 부강초등학교(교장 이춘근) 강당에서 부강초등학교 전교생, 부강초 병설 유치원 원생, 학부모 등 3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고양필하모닉오케스트라 초청 ‘자연과 함께 하는 한사랑 음악회’가 열렸다.

복권기금 문화나눔 사업인 ‘신나는 예술여행’ 일환으로 진행된 이날 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주관하고 있다. 문화 사각지대에 놓인 곳에 예술향유 기회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2004년부터 연간 2000회의 공연으로 전국 곳곳으로 찾아가는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안현성 고양필하모닉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는 "자연과 더불어 사는 이곳에서 상대적으로 클래식에서 소외된 부강초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하게 되어 기쁘다"고 전하면서 "오늘의 공연이 학생들의 클래식에 대한 감성을 풍부하게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하였다.

공연은 안현성 상임 지휘자의 ‘해설이 있는 클래식’ 형식으로 진행되었고, 엘가의 ‘사랑의 인사’, 브람스의 ‘헝가리안 댄스’, 비발디의 ‘사계’, 영화음악 ‘미녀와 야수’, ‘사운드 오브 뮤직’ 등이 연주되었다. 특히 ‘사운드 오브 뮤직’의 도레미송과 에델바이스를 학생들이 따라 배우는 순서에서는 학생들의 호응도가 높았고,

마지막 순서로 ‘올챙이송’을 즉흥적으로 연주해 공연의 열기는 최고조에 이르며 막을 내렸다. 한편 고양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지역문화의 활성화와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를 기치로 내걸고 1999년 5월에 창단된 전문 지역 교향악단이다. 아울러 부강초등학교는 1917년 10월 2일에 부용 공립 보통학교로 개교하였고, 현재 총 16개 학급에 352명의 학생이 공부하고 있으며, 43명의 교직원이 재직하고 있다. 부강초 태권도부는 올해 소년체전에서 우승하는 등 태권도 신흥 명문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