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는 행정용어 소통·교류의 용광로

2012-06-11     송길룡


세종시는 행정중심복합도시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국무총리실을 비롯하여 9부 2처 2청 35개 기관이 이전한다. 대부분의 중앙행정기관과 산하 소속기관이 들어서며 실질적으로 세종시는 대한민국 행정의 요람이 된다. 동시에 세종시는 정부 직할의 기초와 광역 단체 업무를 단층적으로 수행하는 특별자치시의 위상을 가진다. 한곳에 밀집한 각급 기관들의 소통과 교류가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된다. 기관간 그리고 민-관 상호활동의 구심점이 되는 행정용어에 관심이 촉구되는 상황이다.

세종시는 행정용어 활용모델 도시
행정기관에서 쓰는 용어들이 시민들에게 어렵다는 지적이 종종 있어왔다. 그때그때마다 관련 기관에서 쉬운 용어로 바꾸겠다는 발표를 하는 경우도 많았다. 한편에서 어려운 용어를 지적하고 다른 한편에서 쉬운 용어로 바꿔쓰는 일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이는 행정용어를 순화하여 사용하는 일이 일회적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뜻한다. 여전히 실생활과 동떨어져 있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한자어 또는 생소한 외래어로 이루어진 용어들이 많다. 더욱이 갈수록 국가행정체계와 지방행정체계가 복잡다단해지는 상황에서는 새롭고 낯선 행정용어들이 증가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세종시는 이런 점에서 매우 독특한 지점에 있다. 세종시의 도심에 집중하여 입주한 많은 중앙행정기관에서 시시각각 필요한 행정용어들을 새로이 만들어 교류하고 전파하게 된다. 국가주요행정체계를 노른자위처럼 품고 전개되는 특별자치시 행정체계는 그러한 행정용어 교류와 전파의 제1차적인 매개체가 된다. 동시에 세종시민들은 각급 행정기관과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대민 행정서비스를 통해 새로 만들어진 낯선 행정용어들을 시간차를 느낄 겨를도 없이 바로 접하게 된다. 다양하고 새로운 행정용어들의 제공과 수용 측면에서 세종시는 여타 지역보다도 앞서서 최우선 활용모델의 도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관장의 의지에 따라 행정용어 순화 노력 높아
기자는 행정용어나 정책용어 등 공공언어 사용과 관련하여 지원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국립국어원 공공언어지원단(이하 지원단)을 찾아갔다. 지원단은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서식과 문서의 국어사용 실태를 분석하여 주기적으로 해당기관에 분석결과를 전달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현재 57개 기관의 보도자료들을
수집하여 어문규범과 용어순화에 근거한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지원단에서 공공언어분석 실무를 담당하는 황용주 학예연구사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행정용어 순화 작업을 해오고 있지만 실제로 관련 기관에서 수용하고 활용하는 것은 예상보다 미미한 편"이라며 "분석 결과에 따라 성적이 좋은 기관에 대해서는 우수기관 인증을 해주는 등 공공언어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방의 광역자치단체로서는 전남과 충북 두 곳에서만 국립국어원과 업무협약을 통해 행정용어 순화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황 학예연구사는 "순화된 행정용어를 행정실무에 바로 적용하는 일은 아무래도 기관장의 의지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며 여타 지방정부의 상황을 에둘러 지적했다.

지원단에서는 1991년부터 순화자료집을 발간해오다 2003년 국어 순화 자료집 합본을 통해 21,000여 개의 순화어를 종합하고 2004년부터 우리말 다듬기 사이트에서 순화어 검색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다. 아울러 각급 행정기관의 공공언어 다듬기 지원 요청을 받고 있으며 현재 348건의 지원 실적을 보이고 있다.

국립국어원은 어떤 기관?
국립국어원은 어문정책을 주관하는 기구로서 어문정책에 필요한 자료를 조사·연구하여 정책 기반을 조성하고 어문 규정을 제정하거나 표준어를 사정하고 국어사전을 편찬하는 등 표준적인 언어생활의 기초를 다지기 위해 설립된 국가기관이다. 서울의 서쪽 외곽인 강서구 방화3동에 위치해있다.

국립국어원의 홈페이지 주소는 http://www.korean.go.kr/이다. 홈페이지에서 어문정책에 관련된 각종 자료를 얻을 수 있으며 약 50만 개의 표제어를 수록한 표준국어대사전을 이용할 수 있다. 행정용어를 비롯한 각 분야 전문용어의 순화 자료 검색 서비스도 제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