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밭

[시]

2012-05-31     맹일관 시인

설움 짙게 배인 삼동 허리 휘감고
찬 바람 옷깃 단단이 붙잡는다
할배 허리 초승달 되어 이즈러지고
시름시름 보리싹 밟는다
별도 달도 깨운 청량한 보리피리
이명 되어 가슴에 머물자
수건 질끈 동여맨 아버지
숫돌에 낫 갈아 지게에 꽂고
산 지기터 고개 잰 걸음 재촉한다
구름도 잠든 이마 흥건이 가난 고이고
추스리는 삼베 바지 헐거운 불랙홀이다
바야흐로!
보리피리 향수 노래하는 희망의 기억
배불뚝이 나드리 거들먹 거리는 보리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