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기 역사’, 2년여만에 보존 가속도

대통령기록관, 약 2000만원 들여 ‘존영’ 설치 완료… 각종 기록물 보완 박차, 청산 가치와 대립각 여전

2019-06-12     이희택 기자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박근혜(67)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역사가 세종시 대통령기록관에서 재탄생하고 있다.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 탄핵 결정과 같은 해 5월 10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년 만의 조치다. 국정농단 재판이 계속되고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역대 대통령 전시·기록관에 어깨를 나란히 하지 못했다.

더욱이 보람동 시청 광장과 대통령기록관 앞에 설치된 ‘박 전 대통령 친필 표지석’ 철거 논란 역시 계속되면서, ‘보존 VS 청산’ 가치는 진행형으로 남아 있었다.

12일 대통령기록관에 따르면 어진동 대통령기록관 1층 로비 안내실에서 첫 코너로 마련된 ‘존영’에 박근혜 전 대통령 공간을 마련했다. 지난 달 20일 약 2000만원 예산을 들여, 이명박 전 대통령 옆에 존영을 설치했다.

지난 4월 선거 포스터 배치를 시작으로 박 전 대통령을 역사의 한 페이지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모양새다. 앞으로 역대 정부 통일 정책 영상 및 그래픽 코너, 기록관 홈페이지 보완 등 후속 작업도 지속할 예정이다.

실제 기록관 홈페이지(www.pa.go.kr) 내 박 전 대통령 자료는 찾아보기 힘들다. 홈페이지 보완은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선물 갤러리 ▲대통령 사진·동영상 ▲대통령 기록전시관 ▲연설문과 대통령별 임명 인사 ▲대통령 식탁과 생가 ▲일정 및 취임식 전시관 ▲기증기록 및 정책간행물 모두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만 담아내고 있다. 해외 순방과 의상 갤러리 코너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기록이 없다.

기록관 관계자는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 올해 안으로 대부분의 보완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전체 예산 3억원 규모의 기록관 개편사업도 진행한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등 법정에 선 역대 대통령처럼, 재임 시절 공과를 떠나 역사적 보존 가치에 우선한 판단으로 해석된다.

대통령기록관이 이 같은 결론을 내리면서, 세종시의 ‘표지석 철거 향배’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부 시민사회단체와 정의당은 철거 요구를 멈추지 않고 있고, 한국당은 국민 여론을 의식해 다른 입장을 표출하지 않고 있다. 

이춘희 시장은 시민주권회의 등을 통한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 의사를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