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이제 이렇게 입자" 세종 편한 교복 패션쇼

단정한 카라형 교복부터 스포티룩까지, 편의성·기능성·성인지감수성 담은 디자인

2019-05-24     한지혜 기자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세종시 학생들이 전국 최초 편한 교복 패션쇼 모델로 나섰다. 

참교육학부모회세종지부(지부장 윤영상)는 지난 23일 세종시교육청 2층 대강당에서 편한교복 패션쇼를 열고, 기존 자켓·와이셔츠 형태에서 벗어난 새로운 디자인의 교복을 선보였다.

이날 패션쇼에는 소담고, 아름중, 두루중 등 14명의 학생들이 모델로 무대에 섰다. 편안함과 단정함에 중점을 둔 디자인, 데님 소재를 활용한 디자인, 배색 패턴을 활용한 스포티룩 등을 입었다. 

편한교복 디자인 요소는 편의성과 기능성, 경제성과 성인지 감수성이다. 편안하게 공부할 수 있고, 방서·방한 기능을 갖추면서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교복을 말한다. 특히 남학생, 여학생 구별 없이 입을 수 있는 형태의 디자인을 지향했다.

하의는 조임이 덜 한 밴드형으로, 치마는 활동성이 좋은 치마바지 스타일로 제작됐다. 면과 마, 링클 프리 원단, 폴리 등 다양한 소재를 사용했다.

시교육청은 지난달 각 학교로 편한 교복 추진 안내 공문을 보냈다. 각 학교에서는 앞으로 학생, 학부모, 교사가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편한교복 도입 유무를 결정할 방침이다.

도입이 결정되면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학교 교칙 개정 등의 과정을 거쳐 최종 교복 구매계획을 수립한다. 교복 구매는 학교주관구매제도 입찰을 거쳐서 이뤄진다. 

교육복지과 윤진숙 주무관은 “패션쇼 개최에 앞서 지역 교복 생산 업체들과 협의회를 가졌다”며 “공론화과정을 통해 추진이 확정되고 디자인이 결정된다면 내년에는 세종시 학생들도 편한 교복을 입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솔고와 양지고에 자녀를 보내는 한 학부모는 “서울 한가람고등학교가 6년째 후드티형 교복을 입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참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며 “교복 때문에 동네 세탁소 단골이 됐고, 드라이크리닝 비용도 만만치 않다. 편한 교복은 아이들에게는 가장 좋은 선물이 되고, 부모에게는 경제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센티피드 오동석 이사는 “저 역시 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라며 “라운드티는 원단 자체를 도톰하게 해 늘어나지 않게, 남방은 면과 스판 소재를 사용했지만 울샴푸 등을 사용하면 내구성 확보가 가능하게끔 제작했다”고 말했다.

패션쇼 모델로 참여한 한 학생은 “매일 자켓과 와이셔츠를 입는데 너무 불편하다”며 “체육복 형태의 교복을 입어보니 교실에서 공부하거나 바깥 활동을 할 때 훨씬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2부 토론회에서는 편한 교복 디자인 도입 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기성품 구입 가능 여부, 기존 교복 형태가 필요한 공식 행사 등에 대체할 의복 등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