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마을 주부모니터단, 그녀들이 ‘떴다’

모니터링, 봉사활동, 주민화합 도모 등 활동에 입주자 ‘주목’

2012-05-15     정일웅 기자

▲ 첫마을 주부모니터단 이현숙 회장.
첫마을에 다부진 여성들이 떴다. 이들은 단지 내 주민들의 불편사항을 접수받고 행복청에 시정요구를 한다. 길가에 불법 주정차 된 차량을 계도하기도 한다. 이들이 입고 있는 단체 조끼에는 ‘첫마을 주부모니터단(이하 주부모니터단)’이라는 문구가 선명히 적혀 있다.

주부모니터단은 지난 1월 17일 행복청에서 발족식을 갖고 본격행보에 나섰다. 이들의 주된 활동은 단지 내 모니터링, 아이디어 제안, 봉사활동, 홍보활동 등이다. 현재 총 11명으로 구성된 이 단체는 9명의 회원을 추가 모집해 20명으로 상시 운영한다는 계획을 가졌다. 발족 당시 입주민이 적었던 탓에 목표했던 인원을 채우지 못했다는 게 이유다.

활동 기간 4개월 남짓.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단지 내 이들은 유명인사다. 첫마을 입주민의 목소리를 담아 행복청에 의견을 전달한다는 점, 활발한 봉사활동으로 입주민들에 귀감이 된 점 등이 널리 인식됐기 때문이다.

이들의 활약상 중 쓰레기 배출 요일제 실시, 인도에 설치한 보도블록 하자보수, 단지 내 자전거 거치대 확충 등은 대표적 성과물로 남는다. 특히, 보도블록 재설치 건은 본보(4월 4일 신문)와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고 함께 시정을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주부모니터단 이현숙(58) 회장은 "지금까지 건의해 해결된 문제도 있지만 앞으로 해나가야 할 일이 더 많다. 그만큼 주부모니터단의 어깨가 무겁다"며 일례로 "쓰레기 배출의 경우 요일(목, 금)을 정하면서 무분별한 쓰레기 배출을 막고 주변을 깔끔하게 하기도 했지만, 행인들이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쓰레기통이 없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버릴 곳이 마땅치 않으니 아이들이나 어른이나 길가에 아무렇잖게 버리게 되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실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이나 불편함을 전달하고, 개선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모니터단의 우선 업무라고 본다"며 "실무자가 알지 못하는 세세한 부분을 찾아내 주부 혹은 입주민 입장에서 생각하고 건의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주부모니터단은 단지 내 불편·개선사항을 행복청에 전달하는 것 외에도 봉사활동 및 주민화합에도 힘을 싣고 있다. 지난달 29일 열린 ‘작은 음악회’는 입주민 간 화합과 공동체 의식 확산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주부모니터단 회원들이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면서 주민들에게 이들의 존재를 알리는 계기도 됐다. 회원들은 "음학회 당시 입주민들이 대거 몰리면서 단지에 생기가 돌았다. 첫마을이 살아있는 공간이라는 것을 느끼게 한 날이다. 그만큼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계기도 됐다"며 뿌듯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주부모니터단 회원들은 행복청에서 한 달에 1회 정기회의 및 2째 주 토요일(회원 사정에 따라 유동적)에 자체 모임을 갖는다. 첫마을 내 개선점과 단체 활동 방향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다. 장소는 회원 가정 또는 행복청 대회의실, 노인정 등이다.

이밖에도 ‘첫마을 주부모니터단’ 다음 카페를 개설해 회원 간 정보교류 및 회원과 입주민의 소통공간으로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이 회장은 "11명 회원 중 3명을 제외하고는 30~40대 주부"인 점을 들어 "정해진 시간, 장소가 아니더라도 휴대폰을 이용한 문자메시지나 통화로 정보를 교환하고, 교류하는 일이 일상화 됐다"고 흐뭇해했다.

"단체 활동에 어려움이 있다면"이라는 물음에는 "초기에는 서로 잘 모르는 상황이라 우왕좌왕하는 분위기도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잦은 연락과 만남이 지속되면서 서로 허물없이 친숙해졌다. 또, 첫마을을 살기 좋은 동네로 만들자는 하나의 목표로 똘똘 뭉치게 됐다"고 답했다.

이 회장은 자신이 ‘다음’ 블로그 기자단 회원임을 밝히며 "정당하게 비판할 것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비판하고, 개선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첫마을은)단지 조성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까닭에 입주자 스스로 여유를 갖고 (건설사 등을)이해하는 마음도 필요하다. 반면 잘못된 점이 분명하다면 언론이 그리고 주부모니터단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함께 갖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