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행복도시는 ‘볼라드 논쟁’ ON, 최적 대안 없나

고정식 한계 뚜렷, 잦은 망실로 미관 저해… LH 새 지침 ‘스프링식’도 문제 노출, 평가 시연회 안되나?

2019-04-19     이희택 기자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자동차 진입억제용 말뚝으로 불리는 ‘볼라드(bollard).’ 교통약자의 보행 안전을 넘어, 한창 개발 중인 세종 행복도시의 필수 시설 중 하나다.

안전성 확보란 본래 목적에 다가서면서 훼손, 망실 등으로 인한 유지·보수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볼라드 1기는 통상 20만 원대다.

볼라드 수요가 많은 세종 행복도시에서 최근 최적의 대안은 없는지 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과거 원형의 콘크리트 시설물이 1세대 역할을 했다면, 행복도시 출범 이후로는 고정식 우레탄·스틸형이 차세대 주자로 자리매김해왔다.

콘크리트 시설물은 차량과 보행자 모두에게 만족감을 안겨주지 못했다. 이를 보완한 일자 고정식도 유연성 부족으로 예산 낭비의 전형이 된 지 오래다.

고정식 볼라드는 현재 1생활권부터 3생활권을 거쳐 4-1생활권(반곡동) 국책연구단지 인근까지 광범위하게 설치된 상태다. 차량의 작은 충격에도 기울어지기 일쑤고, 바닥 면이 들려 도시미관을 헤치고 있다.

상가 골목이나 아파트 주변 건널목을 가보면, 훼손된 볼라드 찾기가 어렵지 않다. 일단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원인자 부담을 지우려 노력하고 있다.

CCTV로 확인해보면 공사 차량 등이 막무가내식으로 보도 위를 밀고 올라오거나 후진 과정에서 빚어진 실수가 대다수다. 이에 대해서는 귀책사유가 분명하다고 보고 책임을 지우고 있다는 게 LH의 설명이다.

다만 파손 빈도가 잦아지면서, 신속한 유지·보수에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보수가 사실상 불가능해 교체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생활권별 볼라드 설치 장소가 워낙 광범위하다 보니, 정확한 개수 파악 등 통합적인 관리도 쉽지 않다.

LH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후 손상이 많다 보니, 적은 돈도 아니고 답답한 상황”이라며 “단속이 가장 좋은 방법인데, 인력 등의 여건상 이 역시 쉽지 않다”고 말했다.

LH는 지난해 5월부터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고정식 대신 스프링식 볼라드를 사용하라는 지침을 정해 하도급 업체들에 공지한 것. 탄성 볼라드는 고정식보다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휘어짐의 각도(20~30도) 측면에서 유연성이 우월하다.

하지만 ‘오뚝이형’인 탄성 볼라드가 완전한 대안은 아니라는 게 문제다. LH 관계자는 “오뚝이형도 한계를 벗어나면 복원이 안 된다. 보행자를 다치게 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해당 시설물을 순차로 이관받고 있는 세종시 입장에서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예산 비효율과 관리의 어려움이 뒤따라서다.

시는 지난해 새로운 볼라드를 시범 설치 운영 중이다. 일명 ‘듀얼 탄성 볼라드’다. 기존 고정식과 탄성 볼라드 문제를 보완한 제품이란 평가다. 가격대 역시 기존 탄성 볼라드와 유사하다.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1생활권(296개)과 2생활권(273개), 3생활권(16개), 6생활권(20개) 등 모두 605개의 볼라드를 재설치했다. 아직 훼손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는 올해 제품 효용성을 좀 더 검증하는 한편, LH에 검증된 제품 설치와 이관을 권유하고 있다.

다만 차세대 제품으로 확정하기까지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 특정 제품에 대한 특혜 시비가 일어날 수 있어서다. LH 역시 큰 틀의 가이드라인만 제시할 뿐, 하도급 업체에 선택을 강요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부 볼라드 생산업체들은 제품 평가 시연회 등을 통한 공정 경쟁을 요구하고 있다.

모든 업체에게 동등한 참여 기회를 보장하고, 유지·관리와 예산 효용성에서 우위를 보이는 제품을 선택해달라는 얘기다. 기관으로서도 예산 낭비와 관리의 어려움, 특혜 시비에서 벗어날 수 있다.

4-1생활권(반곡동)부터 6생활권까지 볼라드 설치가 본격화되는 2019년, LH와 세종시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