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전 국무총리, 세종시 출마할까?

“세종시 지키려 충남도지사직 사퇴… 생색낸 적 없지만 과실 엉뚱한 사람들이 따먹어”

2019-02-18     이충건 기자

[세종포스트 이충건 기자] 이완구 (68) 전 국무총리가 내년 치러지는 총선 출마를 시사했다.

이완구 전 총리는 18일 오전 10시 30분부터 대전 배재대 국제교류관 401호 세미나실에서 열린 목요언론인클럽 초청 간담회에 참석, “(자유한국당이 열악한) 이 시점에서 이완구 아니면 충청권에서 관심과 지지를 얻고 비전을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있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날 간담회 이후 홍성(내포), 세종, 천안 등 방문 일정을 소개했다. 이 전 총리는 이들 방문지역과 자신의 인연을 설명하기도 했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즉시 이들 4개 지역 중 한 곳에 출마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이 전 총리는 총선 출마 여부를 묻자 “(1996년 15대 총선에서) 자민련 텃밭인 충청권에서 신한국당으로 출마해 유일하게 당선됐지만 혼자 일을 할 수 없었다. 마찬가지로 내가 국회 1석을 얻어 정치한다고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도 대전에서 학교(대전중)를 나온 인연, 2012년 총선에서 대전(서을)에서 총선을 출마하려다 지병을 얻어 포기한 사연 등을 소개했다. 충남 홍성에 대해서는 “내가 (충남도지사 시절) 내포 신도시를 만든 사람”이라고 했다. “천안은 충남의 수부도시”라며 정치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충남도지사 재직 시절인 2009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에 반대해 지사직을 사퇴한 일을 거론하며 “세종을 지키려고 도지사를 사퇴했다. 지금까지 생색낸 적 없다”고 했다. 세종시 총선 출마 여지가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국회의원과 시장을 민주당에서 하고 있는데, 아이러니다. 과실은 엉뚱한 사람들이 따먹고 있지 않느냐”고도 했다. “(총선 지역구) 인구 상한선이 27만 명, 하한선이 13만 명인데 세종은 32만이 넘었기 때문에 분구될 소지가 크다”며 세종시 출마에 대해 고민하고 있음을 거듭 피력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는 “국정은 전문성이 실종됐고 이념 편향적”이라고 했다.

이 전 총리는 여야 수뇌부를 싸잡아 비판한 뒤 “태극기와 촛불로 나뉘어 충돌하는 혼돈의 정치를 만든 근본적 원인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국정은 전문성이 실종되고 이념 편향적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5.18 망언 논란’과 관련해서는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이자 역사학자와 사실관계의 상호작용”이라며 “5.18은 역사적 평가와 법적인 문제가 이미 끝났다. 5.18의 민주성을 부정하는 사람들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D-9일로 다가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미국과 북한은 각각의 이익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나기로 한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이 대한민국의 이해관계와는 거리가 멀다는 본질을 꿰뚫고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성완종리스트’로 기소됐다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은 것과 관련, 이 전 총리는 “문무일 검찰총장과 관련 검사들을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며 “고소한지 8개월이 지났는데 고소인과 피고소인 조사를 하지 않고 있다. 이게 대한민국 검찰 맞느냐”고 따졌다.

이 전 총리는 JP(고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의 정치 역정을 회고하며 “지역주의를 조장하지는 않겠지만, 지역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치세력이 없다는 것은 서글픈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