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고운동 힐데스하임 ‘입주거부’ 투쟁으로 확산 조짐

무대응 일관한 건설사에 뿔난 입주예정자들… 선분양제 고질적 문제 부각, 협의점 도출 주목

2018-10-08     이희택 기자

*. 원건설 본사와 전화 연결이 안되다 기사 작성 이후, 담당자 답변을 바탕으로 일부 기사 내용을 수정했습니다.(8일 오후 2시 23분).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아파트 선분양제가 갖고 있는 고질적 하자문제가 되풀이되고 있어 근본적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세종시에서도 각 생활권별 입주 시점이 임박하면 하자 민원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계약 당시에는 도면과 모델하우스로만 확인 가능했던 주거지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입주자 사전 점검 과정에서 몰랐던 문제점을 확인하게 되는 과정이다.

자신의 거주지에 부정적 영향을 염려해 물밑 협의가 대부분 이뤄지나, 아예 전면적 투쟁에 나서는 단지들도 나타나고 있다. 입주예정자 입장에선 정상적 협의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절박함이 묻어 있다.  

고운동(1-1생활권) L9~L10블록 소재 힐데스하임(원건설)은 최근 이러한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입주예정자들은 결사항전의 자세로 문제해결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이미 아파트 주변엔 ‘원건설은 건설 적폐’ ‘입주민 의견 묵살하는 원건설은 각오하라’ ‘엉터리 감리 책임져라’ ‘공사 중단, 너죽고 나죽자’ ‘김민호 회장 입주민 소통 막지마라’ ‘구식 설계 승인해준 행복청은 책임져라’ 등 항의성 현수막들이 넘쳐나고 있다.

지난 4일 원건설 및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게 입주민 요구사항을 전달한데 이어 지난 5일에는 참다못한 입주예정자 50여명이 평일 낮시간대 현장에 모여 들었다. 공사 상황에 대한 민·관 합동 점검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입주예정자들은 이날 “충북 청주에 본사를 둔 ㈜원건설은 그동안 가락마을 1·2단지 입주예정자협의회 개선 요구에 대한 소통을 막고, 일방적 시공을 진행해왔다”며 “현재 공사 마무리 단계인데, 상식적인 눈으로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동별 출입구(공용 현관)와 접한 소방도로와 단차 미확보 ▲이로 인한 우천 시 저층세대 침수 등 문제점 발생, 어린이·노약자의 원활한 이동 저해 ▲계약서와는 다른 저급제품으로 시공 ▲시스템 낮은 등급으로 임의 시공 ▲조경 부실 ▲세대 거실대창 강화유리 미반영 ▲테라스하우스 낙하물 방지 처리 시설 부재 등의 핵심 문제점을 꼬집었다.

이밖에 블록조 구간의 인방보 부실 시공과 지하층 주출입구에 석고텍스를 시공해 곰팡이 발생 우려, 지하층 및 1층 주출입구 바닥 석재의 미끄럼 사고 발생 유발, 지하층 천정 균열 허용폭 초과, 단열재 성능 저하 자재, 저층부 방범창 미설치, 잔디광장 전면 재시공, 도로측 울타리 안전펜스 설치 등의 문제 해결도 요구하고 있다.  

이동수 가락마을 2단지 입주예정자협의회장은 “원건설은 입주예정자들이 당연히 요구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한 묵살과 무시, 무대응으로 일관하며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며 “이 같은 입장을 되풀이한다면, 소송과 언론보도, 입주거부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원건설 관계자는 "어떤 말을 해도 일파만파 옮겨지고 있어, 대화가 어렵다"며 "행복청과 협의를 거치며 합리적 방안을 찾아갈 것"이라고 답변했다.  

행복청 관계자는 “원건설 측과 민관 합동 점검 등을 통해 조치 가능·불가능 사항을 협의하고 있다”며 “당장 준공 시기가 11월 말로 다가온 상태라 쉽지 않은 문제다. 입주민들이 실제 이용에 불편하다는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구 손현옥(51) 시의원은 행복청 및 원건설, 주민간 간담회 등 대화 창구 개설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원건설은 지난 2016년 9월 가락마을 1단지(L9블록) 12개동(지하 2층~지상 18층)에 걸쳐 555세대(107㎡~128㎡), 같은 해 12월 2단지(L10블록) 8개동(지하 2층~지상 17층)에 345세대(107㎡~209㎡)를 공급했다. 각각 입주 예정월은 오는 11월과 내년 1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