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심의 앞둔 1-5생활권 주상복합, 학부모 재차 반발

H5·H6 블록 포함 동시다발적 공사 피해 우려, 복합적 교통영향평가 실시 촉구

2018-09-28     한지혜 기자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 1-5생활권 H5, H6 블록 2곳이 내달 초 세종교육청 교육환경보호위원회 재심의에 오르는 가운데 어진중·성남고 학부모들이 학습권 보호를 촉구하고 나섰다.

어진중·성남고 비상대책위원회는 28일 오전 8시 어진중 앞 교차로에서 집회를 열고 신설된 교육환경보호법을 제대로 이행하라고 주장했다.

H5, H6 블록 두 곳은 건설 승인에 앞서 올해 초 열린 교육환경 보호위원회에서에서 각각 불승인, 보류 판정을 받았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이후 H5 블록은 인근 올망유치원의 일조권 침해를 줄이기 위해 일부 동 층수를 낮추는 방향으로 설계가 변경됐다. 변경된 곳은 105동 1개동으로 기존 33층에서 19층으로 낮아졌다. 

H6 블록은 도로교통계획을 재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진중, 성남고 앞에 각각 1곳씩 통학 차량 승하차가 가능한 드롭존(Safe-Drop-Off Zone)을 설치하고, 회전교차로에서 횡단보도까지의 거리를 기존 4m에서 6m로 늘렸다. 

학부모들은 “학교 교문과 아파트 출입구까지의 거리가 약 20m에 불과하고, 편도 1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있어 소음과 분진 등 공사로 인한 학습권 침해가 자명하다”며 “현재도 통행량이 많은 학교 앞 교차로는 주상복합 건설 후 예상되는 1700여 대 차량 통행까지 더해지면 교통체증도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다발적 공사, 복합적 교통영향평가 실시 요구

학부모들은 교통영향평가의 실효성, 학사일정을 고려한 공사 계획 등도 지적하고 있다. 현재 이곳은 2개 블록 외에도 어진중과 대각선 방향에 위치한 C33, C35 상업용지 공사가 내년 12월까지 예정돼있다.

이들은 “두 학교는 이미 H5, H5, C35 블록 등 공사현장 삼면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교차로를 중심으로 H5, H6 두 곳에 대한 동시 복합 교통영향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며 "시행사는 공사기간을 46개월에서 44개월로 축소했으나 학사일정을 고려해 진행한다면 공기 축소가 가능한 것인지도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집회에 참석한 상병헌 세종시의회 교육안전위원장은 “교육환경보호위원회 심의에 앞서 이곳이 동시다발적인 공사가 가능한 곳인지 심도있게 논의해주길 바란다”며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교육받는 것은 학생들의 권리”라고 강조했다.

어진중·성남고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을 방문, 주변 공사 상황을 고려한 복합적 교통영향평가 요청 민원과 학부모 성명서를 전달키로 했다. 세종시교육청에는 소음, 분진, 통학 안전 등 학습권 보호에 대한 학부모 의견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8월 22일부터 학부모·학생·교직원 의견수렴을 거치면서 심의위 개최가 늦어졌다"며 "내달 초 열리는 교육환경보호위원회에 2건이 상정될 예정이고, 제출된 의견서는 심의위원회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H5, H6 블록 두 곳은 각각 596세대, 468세대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가 신축될 예정이다. 분양은 각각 지난해 8월과 9월로 예정됐었으나 사업 시행 승인을 받지 못하면서 1년 가량 늦춰졌다.

지난해 시행된 교육환경법에 따르면, 학교 부지 경계로부터 200m 이내, 연면적 10만㎡ 규모 이상 또는 21층 이상의 건축물은 교육환경영향평가를 통해 교육감 승인을 받아야 한다.

기존 학교보건법 안에서는 학교 신설 시에만 교육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도록 규정했지만, 사업 시행 승인 전 단계에서 의무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