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에서 윤동주를 만나다

시인의 새 고향이 세종이기를 희구하며

2018-08-20     류철호

문자를 디자인한 세종. 그 글을 아름답게 표현한 시인 윤동주.
그들은 우리 가슴속에 살아있다. 많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마음 깊이 뿌리내려 우리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새로운 행정수도 이곳을 세종이라 한 것 역시 우연이 아님이리라.

헌 짚신짝 끄을고
나 여기 왜 왔노
두만강을 건너서
쓸쓸한 이 땅에

남쪽 하늘 저 밑에
따뜻한 내 고향
내 어머니 계신 곳

<‘고향집’ 전문>

윤동주 선생은 동시 ‘고향집’에서 자신의 안식처를 ‘남쪽 하늘 저 밑에 따뜻한 내 고향 내 어머니 계신 곳’이라 했다. 그가 말한 남쪽 하늘 밑이 바로 이곳 세종이 아닐까?

그가 그토록 사랑했던 나라, 그 나라를 위하여 자신을 모두 내어준 그의 고귀함을 함께 느끼고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해야 할 것이다.

이곳 세종시는 청정지역으로 밤하늘이 아름다운 도시다. 윤동주 선생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는 마치 세종시가 담긴 듯하다. 천혜의 자연경관에 어울리게 계획된 도시, 세계 최고의 녹지를 자랑하는 도시이기에 더욱 그렇게 보인다.

윤동주 선생이 만주에서 연희전문까지 곡절이 많은 삶을 산 것처럼 세종시 또한 행정수도로 탄생하기까지 많은 사연이 있었다. 시인 윤동주는 시로 국가를 생각하고 자신은 승화했다. 이 도시 세종에서 그의 뜻을 아름다운 글로 엮어 나간다면 시인은 또 다른 역사 속에서 살아 숨 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침을 맞지 못하고 간 시인 윤동주.
세종시를 만나 이곳에서 다시 아침을 맞는 기쁨을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란다.

봄이 혈관 속에 시내처럼 흘러
돌, 돌, 시내 가차운 언덕에
개나리, 진달래, 노오란 배추꽃

삼동(三冬)을 참어 온 나는
풀포기처럼 피어난다.

즐거운 종달새야
어느 이랑에서 즐거웁게 솟쳐라.

푸르른 하늘은
아른아른 높기도 한데…

<‘봄’ 전문>

윤동주 선생이 동시 ‘봄’에서 종달새에게 외쳤던 것처럼 “세종아 세종아 우리 민족이 봄을 맞을 수 있도록 하늘 높이 솟아오르려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