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인 역동성·신명·흥, 세종시가 ‘들썩’

아토무용단, ‘버꾸춤’ 등 흔히 볼 수 없는 춤판으로 세종시민 매료시켜

2018-06-22     한지혜 기자

프로춤꾼들의 신명과 흥이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지난 8일 아름동 복합커뮤니티센터에서 열린 아토무용단의 ‘젊은 춤꾼들의 예(藝)’ 공연 이야기다.

이번 공연은 세종시문화재단의 후원으로 마련됐다. 아토무용단은 전통문화예술을 뿌리에 두고 진일보한 무대를 보여주는 예술단체로 단원 전원이 프로 무용수로 구성돼 있다. ‘아토’는 순우리말로 ‘선물’이란 뜻이다.

이 무용단을 이끄는 나현아 대표는 국가무형문화재 제39호 처용무 전수자이자 대전시무형문화재 제15호 승무 전수자이다.

이날 공연의 첫 무대는 전통춤의 기본 춤사위를 바탕으로 봄의 생명을 표현한 ‘연흥무’가 열었다. 햇살 가득한 따뜻한 봄날에 제비들이 노니는 듯 아름다운 여인들이 화창한 봄날을 즐기는 몸짓이다. 섬세하고 정교한 춤사위가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이어 경남 무형문화재 제21호로 지정된 ‘진주 교방굿거리’(김수악류)가 절제미가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가득 차지만 결코 넘치지 않는다. 소고를 가지고 추는 후반부는 풍류의 멋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역시 한국춤의 백미는 살풀이다. 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인 ‘살풀이춤’은 남도 살풀이장단을 반주로 삼아 추는 춤이다. 한국춤의 특징인 정・중・동에 맺고 푸는 기법이 추가된다. 한이 담긴 살풀이의 음률에 흰 수건을 당기고 채고 걸치면서 추는 춤이 아름답기만 하다.

아토무용단 나현아 대표의 ‘규장농월’(장고춤)에서 공연이 절정에 다다른다. 규장농월은 여러 가지 형태로 내려오는 장구춤을 진유림 선생이 그만의 독특한 장단과 춤사위로 재정립했다. 멋들어진 춤사위와 낭창거리는 노랫소리, 현란한 장구 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그려냈다.

풍년과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태평무’(한영숙류)가 무게감 있게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다양한 장단과 독특하고 세밀한 발놀림, 절제된 호흡에서 젊은 춤꾼들의 기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행덕 예술감독이 이끄는 타악그룹 판타지가 신명 나게 한판을 벌이는 시간이 됐다.

먼저 김윤희가 매화타령, 태평가, 밀양아리랑 등 ‘경기소리’ 메들리를 맑고 청아한 음색으로 들려줬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7호로 서울과 경기지방에서 전승되어 오는 민요들이다.

이어 발림과 화려한 장구가락의 설장구가 공연장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경기・충청, 호남, 영남의 특징적인 가락을 모아 구성한 삼도 설장구 합주는 다채로운 가락과 함께 두드림의 아름다움을 드러냈다.

무대의 대미를 장식한 ‘버꾸춤’은 단연 백미였다. 버꾸는 농악북보다 작고 소고보다 큰 중북이다. 끈을 걸어 손목에 걸고 움켜쥐어 사용한다.

전남 해안지역인 완도의 금당도에서 행해지던 농악놀이에 속해 있던 것을 서한우 선생이 무대화한 춤이다. 전라도 우도 농악의 현란한 판굿 가락 위에 몸의 호흡과 동작이 얹어져 그 어느 춤보다 화려하다. 폭발적인 역동성과 신명, 흥을 자아내는 춤이다.

나현아 대표는 “세종시민의 진심 어린 응원과 호응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늘 바름과 초심을 잃지 않는 아토무용단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