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규의 승부사 기질? “타이어뱅크, 금호타이어 인수”

세종시에 실질적 본사 둔 타이어 유통기업… 가능성 여부는 불투명

2018-03-27     이희택 기자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타이어 유통 전문기업인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타이어뱅크 김정규(54) 회장은 27일 오전 10시 대전상공회의소 2층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금호타이어가 중국 더블스타에 통째로 매각되는 것을 국내 기업으로서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며 인수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게 된다면 잘못된 경영을 바로잡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금호타이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밝혔다.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회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타이어뱅크는 전국에 판매망을 갖추고 있다. 즉시 판매를 증가시켜 고용을 보장할 수 있다”고 했다.

노조의 협조도 요청했다. 김 회장은 “현재의 생산성으로는 2년 이상 생존이 불가능하다. 노조가 생산성 개선에 협조해야 한다”고 했다.

최종 인수 여부에 대해서는 “국민여론과 노동조합, 채권단의 생각을 들어본 뒤 결정하겠다”고 했다.

“타이어뱅크가 인수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면 일자리 보호와 국내 산업을 보호하고 기술유출을 막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경영 정상화 후에는 세계 5위 안에 드는 기업으로 만들겠다”고도 했다.

타이어뱅크는 어떤 기업?
 

타이어뱅크㈜는 공장→물류센터→지점(총판)→대리점→카센터→소비자로 이어지는 타이어의 5~6단계 유통구조를 공장→유통기업→소비자 3단계로 줄인 최초의 기업이다. 1991년 5월 대전에서 창업했다.

한 때 ‘타이어 신발보다 싸다’는 광고문구가 유명했다. 현재 전국 40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타이어뱅크는 세종시와도 인연이 큰 회사다.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에 상업용 부동산을 다수 매입, 나성동 ‘스타벅스·행복타워’ 어진동 ‘세종뱅크빌딩’ 등을 준공했다. 법적 본사는 대전이지만 김 회장 등 본사 직원 상당수가 나성동 건물에서 근무하고 있다.

창업주 김정규 회장은 2011년부터 대전세종충청 CEO창조혁신포럼 회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타이어뱅크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KBO리그 타이틀 스폰서를 맡기도 했다. 연간 후원금 70억 원씩 총액 210억 원 규모였다. 매출 규모로 보면 회사의 운명을 건 도전이었다.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뛰어든 것도 김 회장 특유의 승부사 기질로 보는 시각이 많은 이유다.

하지만 경제계에서는 타이어뱅크의 금호타이어 인수가 현실성이 없다는 관측이 많다.

금호타이어가 3700억 원대 매출 기업이 인수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타이어뱅크의 매출액은 2016년 기준 3729억원이다. 영업이익 664억원, 당기순이익 272억원 수준이다.

반면 금호타이어의 유동부채는 2조 3300억원에 달한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과 중국 더블스타가 합의한 인수금액도 6463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