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희 세종시장 '부적절한 발언' 공식 사과

15일 유감 표명하면서도 ‘성희롱’ 주장은 일축… 전 센터장 ‘직접 사과’ 촉구 1인 시위

2018-03-15     이희택 기자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이춘희(62) 세종시장이 ‘종촌복지센터 개관과 재수탁’ 과정에서 빚어진 적절치 못한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성희롱’ 발언이라는 전 센터장 A씨의 주장을 일축하면서도 오해가 빚어진 데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했다.

이춘희 시장은 15일 오전 10시 보람동 시청 브리핑실에서 정례 브리핑을 열고, 지난 7일 이후 논란이 불거진 세종시와 종촌복지센터 간 갈등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춘희 시장, ‘부적절 발언’ 인정… ‘성희롱’ 주장은 일축

“(지난 8일) 답변에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문을 연 이 시장은 “지난 2015년 7월 23일 (개관을 앞둔) 종촌복지센터 운영과 관련한 간담회 발언에 대해 스님 등 다른 분들에게 확인해봤더니 구체적 발언 내용을 다들 정확히 기억 못했다. 저 역시 그렇다”고 했다.

당시 발언에 대해 이 시장은 “A씨가 이미 센터장으로 선임됐으니, 센터장이 중심이 되어 책임감 있고 주도적으로 소신껏 일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씀드렸다. 받아들이기에 따라 질책성 발언으로 들릴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스님들에게 한 발언에 대해서도 “직접 센터장이 앞에서 이끌어갈 수 있도록 뒷받침 잘해달라는 뜻이었다”고 했다.

시의 갑질행태 주장과 관련해서는 “센터 개관을 준비하는 쪽(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법인)에서도 처음이고, 시 집행부도 익숙하지 않은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서툰 부분이 있었고 갈등도 있었다”고 했다.

이 시장은 “(스님들에게) 섭정 표현을 했는데 적절치 않은 것 같아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렸고, 이 자리에서도 다시 사과드린다”고 다시 한 번 유감의 뜻을 밝혔다.

‘성희롱’ 발언에 대해서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이 시장은 “의도나 내용으로 봐서도 성희롱 관련된 의도나 발언으로 볼 수 있는 사항이 아니어서 인정할 수 없다”며 “맥락을 따져 봐도 그렇고, 여러 명이 함께 있는 딱딱한 회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그런(성희롱) 취지의 발언이 절대 아니었다”고 했다.

피해 당사자로 지목된 전임 센터장 A씨에게는 “(성희롱이란 주장을 인정할 수 없지만) 그것과 관계없이 발언 자체가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당사자 입장에선 마음 불편하게 느낄 수 있었다. 죄송하다”고 했다.

A씨의 성희롱 발언 주장이 언론을 통해 반복적으로 보도되는 것에 대한 불편한 심기도 드러냈다. “(A씨가) 제게 직접 말씀하신 적도 없고 언론을 통해 자꾸 얘기한다. 독자들도 판단할 것이다 그런(성희롱) 의도가 없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A씨에 대한 법적 대응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시장으로서 일을 좀 더 잘해야겠고, 직무에 충실 하는 것이 좋겠다”며 “사사건건 시민들하고 다툼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했다.

이 시장은 “선출직 공직자의 한 사람으로 언행에 각별히 조심하겠다. 더 이상 시민들에게 걱정 끼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했다.

전임 센터장 A씨, “이 시장, 직접 사과해야” 1인 시위 돌입

이 시장의 이날 사과에도 불구하고 갈등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피해 당사자로 지목된 전임 센터장 A씨가 이 시장의 직접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A씨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청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열고 “이춘희 시장 성희롱 발언! 종교 모독! 고발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A씨는 이 시장이 2015년 7월 초 종촌복지센터 개관 현안 점검 차 방문한 자리에서 자신에게 한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A씨는 당시 이 시장이 ‘얼굴은 예쁜데 언제까지 스님들 도포 자락에 숨어서 손잡고 다닐 거냐’고 말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A씨는 “개관하기 전 거버넌스 관점에서 함께 일해야 할 공무원들과 직원들 앞에서 성희롱을 당하고, 모욕적인 일을 당하는 치욕적 순간이 초임 기관장으로서 첫 인상이 됐다”며 “성희롱 발언 가해자 이춘희 시장은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피해 당사자인 나는 그날의 모든 발언을 한 순간도 잊은 적 없고 온몸으로 기억한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이 시장이) 사과는커녕 비열하게 언론을 통해 사실을 왜곡하고 은폐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진정성 있는 사과를 촉구했다.

인사외압과 채용비리, 공무원들의 갑질행태에 대해서도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는 “시가 센터 개관 전부터 지속적이고 악질적인 방법으로 인사 외압과 센터장 교체를 강요해왔다”며 “이는 선거운동 일등공신을 배정하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채용비리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 언론의 진실 호도, 왜곡 중단을 요구했다.

지역시민사회단체를 향해서는 “시민사회단체라는 가면을 쓰고 권력 편에서 아첨하고 굴종하고 있다. 용기 내 외치는 시민을 버려둔 채 홀로 이곳에 서있게 하는 사회단체들은 각성하길 바란다”고 했다.